(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반도체와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 수위가 고조됨에 따라 조 바이든 미 대선 후보가 승리할 경우 기술전쟁 양상이 달라질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바이든의 발언만 놓고 본다면 크게 달라지는 점을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분위기가 약간은 바뀔 수 있어 전면전까지 가는 것은 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한 지난 4년 동안 미·중 관계는 거의 40여년 만에 최악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중국이 미국을 소유하게 될 것이며" 모든 미국인들은 "중국어를 배워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이 중국에 대해 강경하게 나가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윌리엄 에버니나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 국장은 지난달 중국이 트럼프보다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선호할 것이라면서 바이든은 트럼프만큼 예측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으로 중국이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민주당에 중국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현재 미·중 갈등은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것으로 특히 기술 부분에서는 더욱더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아가시 데마라이스 디렉터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중 관계가 의미 있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은 거의 없다"면서 "두 국가는 경제와 기술 지배력을 위한 전략적 경쟁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파트너가 되기보다는 경쟁자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박혀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바이든이 인권과 지식재산권 보호 분야에서는 중국에 더 적대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제임스 앤드루 루이스 디렉터는 "어떤 대통령도 중국에 약하게 나온다는 비난을 원치 않을 것이다"라면서 "트럼프의 정책은 체계적이지 않지만 꾸준하게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끊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의 정책은 더 잘 조직돼 있으며 덜 돌발적이지만 (트럼프와) 방향은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립주의적 외교정책을 택한 트럼프보다 바이든은 다자주의를 선호한다면서 전통적인 동맹인 유럽연합(EU) 등과 연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인권과 5G 네트워크 등에서 중국에 대한 공격은 더 강해질 수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대중 공격의 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마브리지 컨설팅의 마크 내트킨 매니징디렉터는 "트럼프의 중국 기업에 대한 강경 기조는 부분적으로는 재선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재선에 성공하면 발언의 순위를 완화할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중국에 매출을 의존하는 미국의 기술 기업은 큰 충격을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대부분 전문가는 바이든이 지금 미·중 관계의 불쾌한 분위기를 새롭게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리이 수석 연구원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다른 부문에서 일부 개선이 나올 수 있다"면서 "우리(중국)에게 매우 중요한 기업들을 미국의 제재에서 면제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핵심 과학이나 엔지니어링 부문의 중국 학자나 학생들에 대한 비자가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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