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최근 은행채가 다소 약세를 보인 가운데 만기 1년 미만 단기 구간에서 'AAA' 등급 회사채와 금리가 역전됐다.

당분간 단기자금시장의 경색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역스프레드 현상도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된다.

17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87)에 따르면 전일 기준 회사채('AAA'ㆍ1년) 금리는 0.887%, 같은 조건의 은행채 금리는 0.896%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금리 스프레드는 마이너스로 전환해 0.9bp 수준의 차이를 나타냈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대두되며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자 스프레드는 2주 새 34bp가량 확대했다.

이후 꾸준히 우하향하던 스프레드는 이달 초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지난 2010년 5월 이후 10년 내 처음이다.

올 하반기 들어 회사채시장 경색이 다소 완화한 가운데 은행채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채 약세엔 코로나19 등에 따른 대출 증가와 유동성 규제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 소요 등으로 은행채 발행이 많아졌다는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유독 1년 미만의 단기물 스프레드가 역전된 덴 은행채가 통상 1~2년짜리 발행이 많고 회사채 발행 만기가 상대적으로 더 길다는 점이 작용했다.

추석 등 계절적 요인으로 단기자금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면서 단기 은행채 발행도 부추겼다.

향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주 청약 등 영향으로 단기자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면 은행채 발행 소요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혜택을 누릴 통신사 등이 대부분 'AAA'급 기업인 만큼 이들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 역스프레드 현상도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같은 등급이라고 하면 은행채가 통상 회사채보다는 금리가 낮아야 하지만 최근 1년물이 뒤집힌 모습"이라며 "'AAA'급 회사채 1년물 발행은 그다지 많지 않은 반면 은행채 발행이 많았고 오버 발행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1년 미만 단기물은 통상 은행채 금리가 낮지만 고금리 수요가 많아지면서 회사채로 투자가 몰렸다"며 "코로나19 이후 불안 심리로 안전한 회사채를 사려고 하면서 'AAA'급이 상대적으로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은행 연체율이 다소 높아지면서 손실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 점도 간접적으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순히 신용위험만 놓고 보면 은행채 금리가 낮은 게 일반적"이라면서도 "분기 말을 앞두고 단기 여신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달이 늘어날 수 있지만 이달 말 지나면서 점차 정상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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