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전지사업 독립 베팅…전기차 배터리 1위 지킨다
LG화학, 전지사업 독립 베팅…전기차 배터리 1위 지킨다
  • 이미란 기자
  • 승인 2020.09.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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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하는 전지사업부 분사를 공식화했다.

상장(IPO) 등으로 투자자금을 확보해 급성장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하려는 목적이다.

배터리 생애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이익 다각화도 기대된다.

LG화학은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전지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출범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분사 방식은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만 물적 분할해 LG화학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거느리는 방식이다.

분할 기일은 오는 12월 1일 예정이며, 신설법인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이번 분사로 LG화학 전지사업은 1992년 2차전지 사업에 발을 담근 지 28년 만에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서게 됐다.

LG그룹의 전지사업은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992년 영국 출장길에 2차전지를 접하고 샘플을 직접 가져와 미래 성장동력으로 개발하라고 지시하면서 첫 발을 뗐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급성장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흐름에 맞춰 전기차 배터리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25년 세계 배터리 시장 규모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뛰어넘어 1천600억달러(약 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배터리 사업의 성장세는 더욱더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화학이 중국 CATL의 추격을 뿌리치고 25.1%의 누적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지켰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7월까지 누적 13.4GWh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97.4% 성장했다.

올해 1~7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53.3GWh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했지만, LG화학은 올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LG화학은 테슬라와 현대자동차, 폴크스바겐, BMW, 제너럴모터스(GM), 벤츠, 포르쉐,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다량의 수주 물량을 확보해 현재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량이 150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어지는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 LG화학은 현지 공장 신설과 증설 등에 매년 3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대규모 수주와 투자를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2024년 배터리 분야에서만 30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2위인 중국의 CATL(1~7월 점유율 23.8%), 3위인 일본의 파나소닉(18.9%)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리겠다는 각오다.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자금이 필요하다.

LG화학이 분사 후 IPO나 지분 매각을 하면 막대한 투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LG화학은 내부적으로 전지사업부문의 분사를 꾸준히 추진해왔지만, 배터리 사업 부문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핵심인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적자가 이어지면서 쉽게 분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올해 2분기 사상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해 상장 여건이 마련된 상태다.

사업의 성격이 다른 석유화학 부문과 전지사업 부문이 한 지붕 아래에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투자가 이어지는 전지사업 초기 단계에는 글로벌 경기상황에 맞춰 꾸준한 이익을 내는 석유화학 부문의 우산 아래 들어가 있을 필요성이 있었지만, 이제 각 영역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 전지사업부의 기업 가치가 5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지를 넘어 배터리 소재와 셀, 팩 제조 및 판매뿐 아니라 배터리 케어와 리스, 충전, 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업 가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배터리 생애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경우 배터리 수리에서부터 임대, 충전, 재사용, 재활용까지 수익 영역이 더욱 넓어진다.

또 배터리를 재수집해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해 생태계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설되는 배터리 법인 수장에는 현재 전지사업본부를 이끄는 김종현 사장이 오를 것으로 점쳐지지만, 투자자금 유치가 마무리될 때까지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당분간 겸직할 가능성도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LG화학 주가에 내재된 있는 배터리 사업의 가치는 경쟁사인 중국 CATL의 58% 수준이다"라며 "기술력과 매출, 이익 성장성은 CATL보다 상당 폭 우위에 있으며 CATL이나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 같은 주가 프리미엄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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