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인 정책 기조에다 경기 회복 둔화를 나타내는 경제 지표에 영향을 받아 소폭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4bp 하락한 0.682%를 기록했다. 장중 0.646%까지 떨어져 지난 4일 이후 가장 낮아지기도 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4bp 내린 0.13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9bp 떨어진 1.428%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4.9bp로 유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이 2023년까지 제로 금리 유지를 시사한 가운데, 경제 지표가 우려를 키워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졌다.

지난주 신규 실업보험청구자수는 86만 명으로 5주 만에 처음으로 줄었지만, 소폭 감소하는 데 그치는 등 둔화세를 지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수요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자 기업들은 영구 감원에 나서고, 상당한 규모의 실업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는 재개 직후 잃어버린 일자리의 절반을 되찾는 등 예상보다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지만, 나머지 일자리를 회복하는 것은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연준도 실업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는 데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8월 신규 주택 착공과 허가 건수도 7월의 급증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감소했다. 9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회복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이후 장초반 미 국채수익률은 낙폭을 확대했다. 다만 기술주 중심으로 다시 극심한 불안을 나타냈던 뉴욕 증시가 오후 낙폭을 일부 회복해 미 국채수익률도 장중 저점에서 상당 부분 만회했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증시 컴백이 장 초반 국채수익률을 떨어뜨렸던 다른 악재들을 상쇄했다"며 "주식 매도세로 일부 자금은 국채에서 주식으로 이동했고, 꾸준한 회사채 공급이 펀드매니저들에 더 매력적인 자산 매수 기회를 줘 미 국채수익률 회복에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벤 제프리 금리 전략가는 "오후 10년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에서 탄탄한 수요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전일 미국 고용시장이 완전 고용에 도달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2%를 오버슈팅한 뒤에야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인플레이션 가열 우려에 전일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상승했지만, 이날은 비둘기파적인 정책 기조에 더 영향을 받았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진 것은 연준의 앞길이 험난하고, 특히 혼자 가야 한다면 더 그럴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을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미즈호 증권의 스티븐 리치우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회복 위험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연준이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확인시켰다"며 "대차대조표 확대 프로그램으로 추가 재정 부양책을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의 거스 파우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은 바이러스 침체에서 계속 치유되지만, 실업률은 극도로 높아져 최소 2년 이상 문제가 될 것"이라며 "신규 실업청구자수는 팬데믹 이전의 거의 4배이며 해고는 보통 때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영란은행(BOE)은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시사해 10년 만기 영국 국채수익률은 3.1bp 내린 0.186%, 독일 10년물 국채수익률 역시 1.2bp 하락한 -0.490%를 기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전략가는 "경제가 BOE의 중심 시나리오에서 벗어날 경우 더 많은 양적완화,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해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검토, 준비하는 게 분명해졌다"며 "질서 있는 브렉시트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BOE는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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