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평균물가 목표제를 내놓은 지 3주 만에 이를 정식 회의에 부쳐 통화정책의 새로운 가이던스로 삼았으나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새로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불가능하다"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실업률이 반세기래 최저인 3.5%까지 떨어졌을 때도 못 올리던 물가 목표치 2%를 어떻게 올릴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적어도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줬다. 그러나 초저금리가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보다 자산 버블로 이어지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회의론은 가시지 않고 있다.

내셔널 홀딩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CNBC에 "인플레이션은 10년간 연준의 수수께끼였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이 자산 버블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실제 건설적인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위험이 크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위원회는 시간이 지나면서 물가가 평균 2%가 되고, 장기 물가 기대가 2%에 잘 고정되도록 하기 위해 일정 기간 물가가 2%를 완만하게 웃도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다"고 밝혔다. 연준은 그러한 결과가 달성될 때까지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FOMC 17명의 위원 중에 적어도 2023년까지 인플레이션이 2%를 넘어선다고 본 위원은 아무도 없었다. 이는 현 제로금리 환경이 수년간 지속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미 저금리 환경은 미국 주가지수를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산 인플레이션이나 금융 불안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어느 쪽도 거의 우려하지 않는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빈 로 글로벌 매크로 선임 전략가는 "지난 10년간 우리는 저금리가 자산 인플레이션을 야기하지만, 반드시 경제적 인플레이션을 야기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 사실이 (FOMC) 논의의 일부가 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로 전략가는 "지금 버블을 우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계속 가면 아마도 (버블이) 있을 것이다"며 "경제에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는지를 고려하면 버블이 나타나는 것을 간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무엇보다 연준이 평균물가 목표제에 대한 연준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그것이 효과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오히려 이전의 대칭적인(symmetric) 물가 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에 실망했다. 그리고 파월은 의회의 재정 지원 필요성을 계속 언급했으나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인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영-유 마 수석 투자 전략가는 "이러한 목표를 어떻게 작동시킬지에 대한 디테일이 많지 않았다"며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장기적인 회의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연준은 우리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제로 바운드 금리에 머무를 수 있다는 신호를 주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 전략가는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가 현재 제로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2~3%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들 중 아무도 장기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이상한 불일치"라고 지적했다.

손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제프 클링겔호퍼 공동 투자 헤드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탈글로벌화, 대형 기술기업의 해체, 임금 상승 등 인플레이션을 위한 완벽한 요소가 마련됐음에도 아무도 무엇이 실제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는지를 모르며, 아무도 낮은 인플레를 야기하는 거대한 인구 구조상의 변화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모른다"고 꼬집었다.

그는 "연준이 2%의 물가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쏟아내는 방법들이 말해주고 있는 사실은 그러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중앙은행 전략 담당 헤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이 같은 대기 전략(whites-of-their-eyes:적군의 눈에 흰자위가 보일 때까지 발포하지 말라는 말에서 온 표현)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는 연준의 영향력이 바뀌었다는 의미이자 장기적으로는 강세 재료라고 평가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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