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금융시장 환경과 여가 패턴이 달라지면서 경제주체들의 은행 이용 니즈(요구)가 줄어들고 있다. 대면 영업이 기반이던 신탁과 환전이 우선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18일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신탁 잔액은 279조7천3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56조원을 넘긴 신탁 잔액은 올해 초에도 점차 늘어 지난 5월에는 285조원을 돌파했다. 3개월 새 감소세로 전환한 셈이다.

변화가 감지된 것은 지난 6월부터다. 6월에만 13조9천879억원이 감소하더니 7월에 10조원가량만 증가했다. 신탁 잔액은 매 분기 말에 다양한 자금 수요로 대거 빠졌다가 다음달에 감소분 이상으로 확대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렇게 추세적인 증가세를 형성한다.

신탁 잔액은 분기 초와 말 사이의 달에도 꾸준히 자금이 들어왔다. 지난 8월에는 이 패턴도 깨졌다.

코로나에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이 신탁 고객에 점차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초부터 낮아진 시장금리에 보수적인 은행 신탁을 다른 금융사 대비 월등한 수익률을 보장해주지 않았고 비대면 업무까지 확산하면서 고객과 은행 간의 깊이 있는 상담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은 신탁 관련 순익으로 3천210억원을 올렸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8년 4분기 이후 가장 적다. 그동안 신탁 잔액이 10% 정도 증가한 점까지 고려하면 일부 신탁 고객들은 수익률 면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로 금리가 사상 최저치가 됐는데 금융시장에서는 공모주 청약이나 코로나 관련 수혜주로 수익률이 유독 뛰어났던 상품들이 존재했다"며 "은행에서 상담받기보다는 온라인 미디어 등에서 정보를 접하고 직접 투자에 나서는 고객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 침체로 여유자금 자체가 줄어 수익률에 더 민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을 꼭 찾아서 이용해야 하는 서비스 중 활성화했던 다른 부문은 환전이다. 이 역시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국제수지 통계에서 여행객들의 환전 수요를 알려주는 '여행 지급'은 지난 5월에 5억8천740만달러까지 감소했다. 성수기에는 30억달러는 넘기는데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많은 은행이 우대수수료 등으로 고객과 은행 방문을 유치하는 방식이었지만, 올해는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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