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코로나 뒤에 숨은 금통위원들…의사록에도 혜안이 없다
[현장에서] 코로나 뒤에 숨은 금통위원들…의사록에도 혜안이 없다
  • 전소영 기자
  • 승인 2020.09.2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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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대거 교체된 지 다섯 달이 지났다. 조윤제, 서영경, 주상영 금통위원이 '7인의 현자' 체제에 합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중앙은행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만큼 고승범 금통위원의 연임으로 금통위의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시장 현장에서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몸으로 겪은 임지원 위원의 고견도 코로나 펜데믹 위기에서 빛을 봤다는 호평이 들린다.

평상시라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개별 금통위원의 의견이 곧 향후 통화정책 의견 개진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경제 상황에 대한 의견이 중요하다. 현재는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매우 적어지면서 금통위의 향후 행보에 경제주체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하지만 새 금통위 지형이 구성된 후 진행된 세 번의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현자의 고견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제주체의 관심과는 달리 최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앞으로 통화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보다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경제 상황에 대한 설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한 8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이런 시각이 더 분명해진다. 의사록 위원별 의견 개진에서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추가 정책 대응 시 고려할 사항과 관련한 구체적인 의견을 내놓은 위원은 한 명에 그쳤다.

금통위원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도 전무하다. 올해 금통위원 기자간담회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코로나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비대면으로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펜데믹 상황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자체를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은 코로나로 대외 활동에 제약이 있지만,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꾸준히 본인의 의견을 개진하는 등 커뮤니케이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지난 5월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기 미 연준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페드 리슨스(Fed Listens)'를 진행했다. '페드 리슨스'는 연준이 기업과 노조, 지역 공무원, 학계 등의 의견을 폭넓게 듣는 자리다. 코로나 국면에도 시장과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코로나 확산 이후 한은도 기자간담회와 주요 경제지표 설명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은은 가장 먼저 온라인 간담회를 도입한 기관 중 하나다. 올해 2월 이후 이주열 총재는 총 7번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코로나로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달라졌다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옛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7인의 현자가 코로나 뒤에 숨어 커뮤니케이션에 소극적인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한다. (금융시장부 전소영 기자)

syj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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