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이 의회의 추가부양책 논의가 지연되는 데 대해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의회가 추가 부양책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큰 위험을 무릅쓰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는 1천200달러의 재난지원금을 가계에 지급하고 소상공인과 실직자에게 추가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를 두고 교착상태에 빠졌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의회가 휴회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에 추가부양책을 처리할 기한이 몇 주 남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의회가 추가부양책을 9월 내로 처리할 가능성이 50% 정도라고 계산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경제학자들은 올해 봄 초반 사라진 2천200만개의 일자리 중 절반 정도가 회복되는 등 5월 반등을 예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식당이 부분적으로만 영업을 재개했고 항공, 호텔, 대규모 위락장소 등은 감염 공포에 눌려있다. 일부 일시 해고는 영구 해고로 변해갔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지난 2분기 연율환산 31.7% 하락한 뒤 7월~9월 분기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것도 여전히 펜데믹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친다.

현재 미국 의회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통과시킨 3조4천억달러의 히어로즈법안(HEROES Act)과 공화당이 제안한 3천억달러~1조달러의 부양책이 대립하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1조5천억달러에서 합의가 성사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이 규모로는 내년 9월을 끝으로 하는 12개월 성장률이 3.5% 증가하고 200만개의 일자리를 생성할 수 있으며 실업률을 8.4%에서 8.2%까지 내릴 것으로 평가했다.

이 경우 미국은 펜데믹 기간 중 사라진 일자리를 2023년까지 회복시킬 수 있다.

부양책이 없는 경우에는 향후 1년간 성장률은 1.1%에 그치고 아무런 신규 일자리 창출이 없어 실업률은 10.2%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펜데믹 기간 중 사라진 일자리가 복원되려면 2025년은 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미국 경제가 4분기에서 내년 1분기까지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복 후 몇 달 만에 재하락하는 것은 더블딥 침체로 불린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도 비슷한 시각을 지니고 있다.

그는 1조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미국 경제를 다음 해까지 1.5% 성장시킬 것이라면서 부양책이 없다고 해서 미국이 폭락하지는 않겠지만 올해 말까지 1% 수준의 정체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만약 코로나19 2차 충격이 덮친다면 미국을 침체로 밀어 넣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른 시각을 가진 경제학자도 있다.

자유주의 성향의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크리스 에드워즈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지원 없이도 경제는 침체를 피할 수 있다며, 추가 지원책은 위태로운 26조달러에 달하는 국가부채를 더 부풀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는 튼튼해지고 개선될 것"이라며 "적자재정 경기부양책은 더 많은 부채를 의미하며 이는 고율의 세금과 낮은 삶의 질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소비자 지출을 북돋울 수 있다는 추가부양책의 이점에 대해서도 펜데믹 기간 중 공급제약을 들어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많은 식당이 충분히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고 부모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 때문에 집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2020회계연도 연방정부 적자가 이전 코로나 지원책으로 세 배 늘어난 3조3천억달러가 됐다고 우려했다. 부채 증가는 고율의 세금과 이자율을 불러온다.

하지만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예산 격차 확대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충분한 고용을 회복한 뒤 (적자에 대해) 협상할 수 있다"며 개선된 경제가 연방정부에 더 많은 세입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채증가가 아직 이자율을 밀어 올리지는 않고 있다면서 이자율은 역사적 저점에 있다고 덧붙였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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