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국내 간편결제 업체들이 결제에서 시작해 종합플랫폼 시스템으로 거듭난 알리페이의 전형적인 성장궤도를 그대로 모방하며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와 네이버 등 국내 대형 ICT 업체들은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알리페이와 유사한 성장 과정을 거쳐 결국에는 종합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 치열하게 경쟁할 수 밖에 없는 구도로 가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사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난 2004년 알리페이를 출시해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54.4%를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성을 바탕으로 알리바바는 지난해 매출액이 3천768억 위안, 우리 돈으로 63조84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브랜드 가치는 애플, 구글 등에 이어 세계 7위다.

알리바바는 2014년에 알리페이를 비롯한 금융 사업 부문(Ant Group)을 분사해 2015년에는 중국 최초 온라인은행인 마이뱅크(MyBank)를 출시했고 세계 최대 온라인 현금관리, 소비자대출, 신용평가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알리페이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알리바바에서 금융 부문의 상징으로 꼽히는 Ant Group은 5년 만에 급격히 성장해 현재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시가총액에 약간 못 미치는 2천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알리바바가 이룩한 금융 플랫폼의 성공은 국내 간편결제 업체들의 롤모델로 주목받으며 실제로 비슷한 성장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가장 먼저 변신을 시도한 카카오는 은행업 인가 후 1년 6개월가량의 설립 과정을 거쳐 2017년 7월에 카카오뱅크의 영업을 개시했고 같은 해에 카카오페이도 설립했다.

올해는 카카오증권이 공식 출범했고 향후 보험과 자산관리 영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월별활동 이용자 수(MAU) 2천만명, 올해 연간 거래액(GMV)도 6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경우 상거래를 기반으로 한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는 라인파이낸셜을 통해 증권, 보험, 대출, 은행업에 진출했거나 연내 진출할 예정이다.

지난 상반기에는 네이버 통장을 기반으로 미니보험, 미니펀드 상품을 판매해 궁극적으로 자산관리 플랫폼으로서 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지난 1분기 46% 성장에 이어 2분기에도 온라인쇼핑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56% 성장하며 분기 기준 6조원을 돌파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성장성도 괄목할만하지만 알리페이의 성장에서 주목할 점은 결제 자체의 수익성보다는 간편한 결제 시스템을 통한 고객들의 생태계 진입을 유도한다는 데 있다.

알리페이는 가맹점과 스마트폰을 사용한 모바일결제에 따른 수수료는 0.6%로 국내 주요 간편결제 업체 수수료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결제 자체에서 얻는 수익보다는 자사의 금융 플랫폼에 익숙해지는 고객들을 다수 확보함으로써 가맹점들이 알리페이 플랫폼에서 경쟁하며 상위 노출을 위해 지급하는 광고 수수료로 받는 수익이 절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알리바바의 수익은 온라인몰 입점 수수료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플랫폼 생태계에 입점한 가맹점들이 상위 노출을 위해 지급하는 광고 수수료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네이버, 토스 등 주요 ICT기업들도 궁극적으로는 자사의 플랫폼에서 금융상품을 고객들에게 비교해주는 서비스를 늘려가며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결제를 통한 수익보다는 자사의 금융 플랫폼을 얼마나 더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게 하는 것이 수익성의 관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페이는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와 네이버, 토스는 신용카드 모집, 대출상품 비교를 손쉽게 하는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자사의 플랫폼으로 고객들을 유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직은 어떤 플랫폼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에서 경쟁력 우위를 다지고 있다.

ICT 기업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의 대부분의 금융플랫폼은 중국 기업 알리바바의 성장모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가장 편리하게 소비자들에게 활용될 수 있도록 종합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현재 경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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