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중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orld Government Bond Index, WGBI) 편입이 유력시되면서 국내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중국 채권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일으키면서 우리나라에도 국채 현물과 선물·외환 시장 등 다양한 경로로 자금이 유입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22일 차이나데일리 등 외신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이번 달 검토에서 중국 국채시장을 WGBI에 포함할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이 결정으로 중국 국채시장에 1천400억 달러(163조 원)의 해외 자금이 유입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중국 국채시장의 WGBI 편입은 국내 채권시장에도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해 중국 시장에 투입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는 WGBI에 가입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 비중 조정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반대로 중국 국채를 매입하는 외국인이 지역과 시간대가 비슷한 아시아 시장에 전반적으로 투자를 강화할 수 있다. 또 WGBI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WGBI 이슈로 중국에 자금이 유입하면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위안화의 프록시(대리) 통화처럼 움직이는 원화가 동반 강세를 나타내 이에 따라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자산 매입을 늘리는 경로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위안화가 강해지면 프록시 거래에 의해 원화가 함께 강해지고, 그 차원에서 원화 채권을 담으려는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프록시 마켓이 될 수 있는 것은 외환시장만이 아니다.

아직 외국인의 접근이 제한적인 중국의 국채선물 시장을 대신해 해외자금이 우리나라 국채선물 시장을 이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FTSE 러셀은 지난 3월 중간 보고서에서 국채선물 시장에 대한 접근성 개선 문제를 중국의 WGBI 편입 기준 가운데 하나로 언급한 바 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 채권선물 시장은 아직 외국인에게 개방돼 있지 않다"며 "효율성은 다소 떨어지겠지만, 우리나라 국채선물이 프록시 리스크관리 시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우리나라도 WGBI 가입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 10년과는 달리 앞으로는 보험사나 연기금의 자산 증가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채권 수요 확충이 필요하고 WGBI 가입 등 국가의 장기적인 전략을 짜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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