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외국인이 이번 달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물가채 교환에 대거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 2월에 물가채를 국고채로 상당 부분 교환하며 물가 하락을 피해갔는데, 이번 물가채 교환 베팅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향했다.

22일 기획재정부는 지난 18일에 1천억 원 규모의 국고채 교환 입찰을 진행했다.

해당 입찰은 물가채 비지표물(16-5,18-5)을 대상으로 매입해 물가채 지표물 20-5호로 교환해주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입찰 결과 매입대상 종목은 각각 820억 원과 180억 원 낙찰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외국인은 입찰일에 매입대상 종목 중 하나인 16-5호를 820억 원 순매도하고, 교환대상 종목 20-5호를 820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물가채 투자 배경으로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한 물가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꼽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0으로 전년 동기보다 0.7% 올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 3월 1.0% 상승한 이후 최대 상승 폭으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19 발생 이후에) 물가채는 3분기에 장마 등 계절적 요인으로 물가가 상승하면 기술적으로 차익이 발생하는 구조다"며 "국내도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물가 하방이 막혀있다고 생각하면 베팅할 만한 유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원화 채권 선호 가운데 물가채도 포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기조가 상당 부분 유지돼 유동성 공급이 예상되는 점도 인플레이션 전망을 높이는 요인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올해 대외적으로도 BEI(손익분기 인플레이션)가 큰 폭으로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했다"며 "연준이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을 언급한 이후로 물가채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고채 교환 입찰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물가채 거래가 포착된 일은 올해에만 지난 2월에 이은 두 번째다.

다만 2월에는 물가채를 국고채로 교환하는 형식으로 당시 외국인은 물가채 매입 종목(16-5호)을 779억 원어치 순매도, 교환 종목(19-8호)을 1천320억 원 순매수했다.

당시 물가채 가격을 보여주는 BEI가 2월 이후에 줄곧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국고채 교환을 통한 물가채 매도는 나쁘지 않았던 선택으로 풀이된다.

올해 BEI는 지난 2월 0.6%대에서 5월 중에는 0.2%대를 하향 돌파했지만, 최근 0.7%대까지 반등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 1년간 BEI 추이>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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