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락한 가운데 향후 환율 향방에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현 수준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할지, 혹은 추가 하락을 이어갈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150원대로 단숨에 내려선 만큼 추가 하락 속도도 관건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급락한 만큼 외환 당국 경계감 등으로 하락 속도가 조절될 수 있다면서도, 최근 환율의 하락 모멘텀이 매우 강한 만큼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 하락세 이어질까

22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전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1,150원대에서 종가를 형성한 것은 지난 1월 15일 이후 8개월 만이다.

전일 저점 기준으로 달러-원 환율은 연저점인 1,150.60원에 불과 8원 정도 떨어져 있는 상태다.

간밤 국제금융시장에서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분위기가 조성되며 달러-원 환율이 역외 시장에서 1,160원대 중반으로 반등했으나, 달러-원 환율의 하락 모멘텀이 진정됐는지 여부에는 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간밤 뉴욕 시장 흐름으로 달러-원 환율이 (최근의 하락에 대한) 조정세를 나타내기는 하겠지만, 하락 기조가 전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미국 주식이나 달러-위안 환율 움직임이 리스크 오프 쪽으로 움직인다면, 달러-원 환율 하단은 1,160원대 초반에서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부진 속 저환율 괜찮나…당국 경계도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저환율이 수출 및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했으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으로는 9.8% 감소했다.

원화 가치가 급등세를 이어갈 경우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추가 급락할 경우 외환 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계심도 있는 상황이다.

한 시장 참가자는 "최근 환율 하락이 매우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며 연저점 부근으로 근접한 만큼 시장의 경계심이 높은 상태다"며 "시장에서 당국 경계심이 얼마나 강해지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급 여건은…"급한 네고+헤지 물량 주의보"

달러-원 환율이 급락한 만큼 수급상 쏠림 현상이 일어나 환율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환율이 빠른 속도로 레벨을 낮춘 만큼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급하게 나올 수 있어서다.

달러-원 환율이 약 일주일 만에 30원 가까이 레벨을 낮추며 미처 매도 주문을 내지 못한 수출업체들의 물량이 몰릴 수 있다.

달러-원 환율 레벨 급락에 따른 헤지 매도 물량도 변동성 요인으로 지목된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코로나 19 사태 이후 환율이 올라가면서 국내 자산에 대한 헤지가 제법 있었을 것"이라며 "만약 환율이 빠른 속도로 밀리면, 헤지를 푸는 과정에서 커스터디와 리얼 머니 쪽의 달러 매도 물량이 몰릴 수 있다"고 전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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