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지난달 말 한국에 입국해서 한 달 살기 중인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회장이 한국 핀테크업체 수장들과 잇따라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도 윈터스 회장의 K-핀테크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윈터스 SC회장은 지난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이승건 토스 대표,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 등 국내 주요 핀테크업체 수장들과 만났다.

먼저 윈터스 회장은 지난 17일 윤호영 대표를 만나기 위해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를 찾았다. 해당 만남은 SC그룹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윈터스 회장은 SC제일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카카오뱅크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에게 국내 핀테크 산업과 금융권 디지털 인프라 현황에 대해 질의를 이어가기도 했다.

18일에는 SC제일은행과 협업을 하는 서울 역삼동 토스 본사를 찾았다.

이승건 토스 대표와는 내년 출범할 예정인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에 대화의 초점을 맞췄다. SC제일은행은 현재 6.67%의 지분으로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윈터스 회장은 SC그룹이 올해 초 설립한 홍콩 인터넷전문은행 '목스(MOX)'의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토스가 해외에 진출할 경우 SC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경기 성남시 판교 NHN페이코 본사도 찾았다.

윈터스 회장은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를 만나 2015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나가자고 언급했다. 현재 SC제일은행과 NHN페이코는 제휴 적금 출시, 대출비교 서비스, ATM 공동 활용, 간편송금 서비스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윈터스 회장의 한국 핀테크업체에 대한 관심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윈터스 회장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코리아 핀테크위크 2020'에 축사도 전달했다. 당시 축사에서 "한국의 핀테크 생태계는 크게 성장하고 있어 세계 어느 곳보다 혁신에 앞선 곳이다"며 "한국은 스탠다드차타드뱅크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술개발 중심지다. 당행 최초의 모바일뱅킹 앱을 한국에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윈터스 회장은 "바로 이곳(한국)이 SC그룹이 당행의 제품을 발전시키기 위해 집중하는 곳이다"며 "SC그룹은 수많은 핀테크 회사에 직접 투자도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윈터스 회장은 오는 24일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의 회동한 뒤 이달 말 출국할 예정이다. 특별한 의제가 없는 인사 차원의 만남이지만 금융중심지 전략과 관련된 논의를 주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윈터스 회장은 글로벌 금융중심지와 관련해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관심을 기울여오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화상 싱가포르서밋에 참석한 자리에서 글로벌 금융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위상이 매우 안전하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jhson1@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