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NH농협생명이 유상증자에 이어 채권재분류에도 나서며 지급여력(RBC)비율 관리에 고삐를 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변경하는 채권재분류 방안을 논의한다.

NH농협생명은 6월 말을 기준으로 18조2천565억원을 매도가능증권으로, 31조5천794억원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이번 채권재분류를 완료할 경우 매도가능증권은 50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30조원 이상의 채권재분류 덕분에 NH농협생명의 RBC비율도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생명의 RBC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193.71%였는데, 최근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덕분에 현재는 200% 이상으로 확대된 상태다.

NH농협생명은 채권재분류로 가용자본이 늘어날 경우 RBC비율은 305% 수준까지 추가로 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들과 견줘도 문제가 없는 수준까지 RBC비율이 개선되는 만큼 당분간은 자본확충 이슈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 셈이다.

통상 보험사들의 경우 투자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할 예정인 경우에는 이를 만기보유증권 계정에 담는다.

만기보유증권의 경우 취득원가와 이자수익만을 인식할 뿐 금리 변동에 따른 회계상의 평가손익은 따로 반영하지 않는 구조다.

다만, 매도가능증권의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액을 곧바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매도가능증권을 활용하는 것이 채권 평가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번 변경할 경우 향후 3년 간은 재분류가 불가능한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로서는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심화하면서 채권재분류의 장점이 부각되자 주요 보험사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관련 작업을 완료하기도 했다.

사전에 채권재분류를 완료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사는 올해 6월 말 기준 RBC비율이 각각 337.1%, 261.0%, 355.7%다.

올들어서는 DGB생명이 4조원가량의 채권재분류에 나서면서 3월 말 기준 187.5%였던 RBC비율을 325.6%까지 단숨에 끌어올리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향후 금리 전망을 고려하면 채권재분류를 검토하는 보험사들은 추가로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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