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에도 달러-원 환율이 무거운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3일 달러-원 급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가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반영해 방향을 전환했음에도 달러-원은 상승세가 제한되는 등 심리가 아래로 향해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근 달러-원 급락에 롱스탑 물량이 쏟아지면서 롱(매수) 심리가 저해된 만큼 매수에 신중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 기술기업 틱톡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재확산에 유럽 주요국이 경제 봉쇄 조치를 취하는 등 안전 선호 분위기가 심화했다.

간밤 기술주를 중심으로 미 증시가 반등했지만, 전일 리스크오프 분위기 속에 외국인이 주식 현·선물 순매도에 나서면서 코스피 지수는 2% 넘게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화는 전일 93선 중반까지 레벨을 높인 가운데 간밤에는 94선 상향 돌파를 시도했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도 달러-원은 94선 안착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오는 25일 중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orld Government Bond Index, WGBI) 편입 여부 결정을 앞두고 강세를 보이던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도 그간 낙폭을 되돌리고 6.78~6.79위안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유로화도 달러 약세 베팅이 좌절되며 1.17달러 선마저 위협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분위기와 달리 전일 달러-원 환율은 역외시장에서의 상승세를 반영해 갭 업 출발한 후 장중 주로 2원 내외에서 등락하며 변동성이 제한된 모습을 나타냈다.





<최근 3개월간 주요 통화 상대 등락 비교, 원화(빨강) 달러(초록) 위안(파랑)>



달러-원은 위험회피 분위기에 상승했으나 최근 가파른 급락세에 롱 심리가 훼손되면서 상단이 제한됐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전일 달러-원은 전반적인 위험회피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지만, 국내 증시와 크게 연동하지 않는 모습이었다"며 "1,180원대에서부터 롱 스탑이 많이 나오면서 분위기를 따라 크게 오르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심리가 리스크오프로 돌아서면서 그동안의 하락세가 정체되고 있지만, 분위기에 따라 언제든 달러-원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롱 스탑이 많이 나왔지만, 급격히 낮아진 레벨에 롱도 여전히 우위를 보이는 등 혼재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도 "전일 코스피가 2% 넘게 빠진 데 비해 달러-원 환율은 많이 오르지 못했다"며 "달러-원이 다시 하락할지 단순 조정일지 이 수준에서 다시 박스권을 형성할지 고민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가 1.17달러 초반까지 내려갔는데 더 하락한다면 달러-원도 1,170원대 턱밑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속 달러 강세에도 환시에는 매도 심리가 다소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반적인 달러 강세 흐름에 달러-원 환율도 지지력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미 주가 상승에 따른 코스피 지지력과 중국 국채의 WGBI 편입 이벤트를 앞두고 위안화 약세 흐름도 제한되며 달러-원 상승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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