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박스권을 탈피했지만,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포지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대외 재료와는 독립된 흐름을 보이며 이례적인 급락세를 나타낸 만큼 향후 환율 향방을 쉽게 가늠할 수 없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재확산에 따른 유럽 재봉쇄,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한 미·중 갈등 등 대외 재료는 롱 포지션에 우호적이지만, 최근의 달러-원 환율 급락으로 서울 환시 롱 심리가 다소 저해된 분위기이기도 하다.

23일 서울 환시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1,162.90원에 개장한 후 1,160원대 초중반에서 거래되는 흐름을 보였다.

최근 30원 가까이 급락하며 1,150원대까지 하락했던 달러-원 환율은 현재는 낙폭을 소폭 회복해 1,160원대에서 향후 방향성을 탐색하는 중이다.

서울 환시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오랜만에 박스권을 탈피한 모습이라면서도 향후 포지션 구축에 대해서는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유럽 지역의 재봉쇄로 달러화가 전반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최근 달러-원 환율 급락 흐름을 고려하면 롱을 잡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1,180원 부근에서 쌓여있던 롱 포지션이 워낙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19로 1,200원대에서 등락하던 달러-원 환율 레벨이 많이 내려온 상황이지만, 누적된 포지션이 롱으로 쏠려 있어서 매수할 만한 여지가 크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달러-원 급락세가 포지션 플레이로 주도된 장인 만큼, 글로벌 시장의 전반적인 위험 회피 분위기를 반영해 다시 달러-원 환율이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워낙 팔면서 밀린 장이기 때문에, 반대 커버가 나올 경우 환율이 반등할 수 있다"면서도 "분위기는 리스크 오프 쪽으로 가지만, 추석을 앞둔 네고 물량 유입이 예상돼 올라도 1,170원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최근 달러-원 환율 급락은 숏 플레이와 롱스톱 등 포지션 베팅에 따른 움직임이었다"며 "포지션 플레이에 따른 시장 움직임이 어느 정도 소화됐기 때문에, 원화는 리스크 벤치마크로의 역할을 다시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주식시장 등을 보면 위험 회피 분위기"라며 "달러-원 환율은 점진적으로 상승을 시도하고, 상승 탄력이 붙을 경우 1,170원대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1시 0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