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유 수요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 유가 전망을 제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예측 격차가 올해 들어 확대된 것이 단적인 예다.

저널은 자체 계산한 결과, 두 기구의 다음 분기 월간수요 예측량 차이는 하루 평균 130만배럴로 2019년과 비교하면 두 배로 증가했다.

IEA의 에너지 시장 및 증권 담당 이사인 사다모리 케이스케에 따르면 IEA는 현재의 소비 수준과 경제성장 속도에 근거한 미래추정 등으로 수요 예상치를 제시한다.

코로나19 펜데믹이 오기 전, IEA의 예측모형은 항공기용 제트연료 소비가 증가하고 자동차용 휘발유 판매는 효율성 개선으로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사다모리씨는 "코로나19로 이런 모든 가정이 무너졌다"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고 다가오는 시기에 무엇이 일어날지 거의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IEA는 이에 따라 교통량 측정을 위해 구글과 톰톰(차량용 내비게이션)의 자료를 이용하도록 예측모형을 수정했다. 사다모리씨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회사들이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 투자를 삭감해버린 것도 가격 인상을 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PMG의 미국과 글로벌 에너지·천연자원 헤드인 레지나 메이어는 "펜데믹 자체에도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며 "추가 봉쇄조치가 아니더라도 감염자 증가 때문에 사람들이 겁을 먹고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에서 중국의 과도한 비중도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세계 2위 경제권인 중국의 원유수입은 지난 4월 가격 폭락에서 불붙은 구매 광풍 이후로 둔화했다.

이달 들어 중국과 미얀마에서 출발하는 탱커선은 하루 770만배럴의 원유와 콘덴세이트를 실어날랐는데 화물추적회사인 케플러(Kpler)에 따르면 역대 최고였던 지난 5월 하루 1천410만 배럴의 절반 수준이다.

상품거래회사인 머큐리아 에너지 그룹의 최고경영자인 마르코 두난드는 중국의 원유구매 둔화를 들어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마지막 수요 확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상당량의 원유가 선박이든 육상이든 현재 저장시설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이후에도 원유 수요예측은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펜데믹에 따른 경제침체와 화석연료와의 결별 때문이다. 과거 경제침체는 높은 실업률로 운전 거리가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어 원유 수요를 몇 년간 방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석유 거래기업 트라피구라 그룹의 공동 대표인 벤 룩콕은 이달 열린 한 산업 행사에서 지난 2008년~2009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회복하는 데에는 7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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