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아르헨티나에서 통화 약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정부가 규제 강화로 자본 유출을 막으려하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외환보유액 감소 우려가 불거지면서 페소를 달러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많은 국민들이 자국 통화를 신뢰하지 않아 유사시 통화 약세가 나타나기 쉽다.

지난 16일 달러당 페소화 가치는 142페소를 기록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페소화 가치는 올해 47% 떨어져, 주요국 가운데서도 두드러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앙은행은 달러 매도·페소 매수 개입을 반복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이 425억달러(약 49조원)라고 공표하고 있다. 하지만 한 현지 매체는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이 27억달러(약 3조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15일 중앙은행은 외환 매입시 세금을 부과하는 새로운 자본 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암시장에서 달러를 구하고 있어 페소 매도는 이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자본 규제 강화가 기업 활동에 역풍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영 석유회사 TPF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달러화 채무 상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이들 기업에 채무 재편에 주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구엘 페세 중앙은행 총재는 "아무도 자본 규제를 늘리고 싶지 않지만, 필요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자본 규제를 언제 해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르헨티나 국가 통계국(INDEC)이 22일 발표한 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했다. 현지 언론들은 '사상 최악의 하락폭'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출을 엄격히 제한함에 따라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외출 제한 조치에도 아르헨티나의 코로나19 확진자 수(7일 이동평균)는 1만명을 상회, 인구 대비 환자 수가 브라질을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아르헨티나의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이 -12%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러한 상황에서 통화 약세는 새로운 불씨(난관)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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