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보유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팔아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신평은 23일 보고서에서 "금산분리 강화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국회에 제출된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가 보유한 유가증권을 취득원가 기준에서 시가 기준으로 변경해 평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만약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중 유가증권 투자 한도(자산총계의 3%와 자본총계의 60% 중 적은 값)를 초과하는 지분을 5년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

올해 9월 현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전체 지분의 약 10%(보통주 기준, 특별계정 제외)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 규모는 9월 15일 종가 기준 약 36조원에 달한다.

한신평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유가증권 투자 한도를 초과하는 삼성전자 지분은 약 7%로 27조원 정도의 지분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룹 내 최상위 지배회사인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를 매각해 삼성생명, 삼성화재로부터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삼성전자 영업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신평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017~2018년 우호적인 수급여건 아래에서 그룹 전반의 외형 성장과 이익 확대를 견인했다"며 "지난해에는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과 제품가격 조정으로 이익 규모가 크게 감소하는 등 반도체부문의 사업 전개에 따라 그룹 전반의 실적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과점구조와 삼성전자의 우월한 사업경쟁력, 파운드리 사업 확대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메모리반도체 수급 부담과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실적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사업은 코로나19 확산과 미국, 유럽의 수요 부진,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으로 당분간 큰 폭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건설·중공업부문과 관련해선, "삼성엔지니어링의 이익창출력이 개선되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의 실적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조선산업 전반의 수주 위축과 저선가 기조, 장기간의 걸친 영업적자 등을 고려하면 향후 삼성중공업의 본원적인 사업역량과 원가 관리 능력의 구조적인 개선은 불확실하다"고 했다.

호텔신라에 대해선 "코로나19 영향이 길어지며 글로벌 여행 수요의 위축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9월부터 공항면세점 임차료 산정이 매출 연동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관련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체 간 중국 대리구매상 유치 경쟁으로 인한 원가 및 비용 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아울러 "삼성그룹 전반적으로는 반도체사업의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가운데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 유지 및 강화, 신규 사업 추진 등의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전자부문 중심의 견조한 현금창출 능력, 대규모 보유 유동성, 제한적인 기존 재무 부담 등을 고려할 때 그룹 재무구조는 우수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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