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24일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전일 한국은행의 단순매입 발표가 국고채 수급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단순매입 종목 가운데 3년 국채선물(12월물) 바스켓 종목인 20-1호가 포함되면서 커브 스티프닝 전망에도 힘이 실렸다.

전일 한국은행은 2조 원 이내 국고채 단순매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은이 연말까지 5조 원 내외의 국고채 매입 확대 계획을 밝힌 뒤 첫 매입이다.

매입 대상 종목은 시장 예상대로 비지표물 위주로 구성됐다. 시장참가자들은 매입 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매입 종목 대부분이 비지표물인 가운데 3년 국채선물 바스켓 종목인 20-1호가 포함된 점도 예상 밖이었다고 언급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은 비지표물 매입을 예상해 큰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단순매입 규모가 2조 원이고 바스켓 종목이 포함되면서 한은 매입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수급에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B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한은이 시장 친화적으로 단순매입에 신경을 썼다"며 "전체 5조 원 가운데 2조 원이면 큰 규모다"고 말했다.

그는 "바스켓 종목 20-1호가 들어가는 건 굉장히 의미가 있다"며 "매입 2조 원 중에 가장 많이 낙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매입 종목의 만기가 짧아 수익률곡선이 스티프닝될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예상했다.

국고채 30년물 입찰을 앞둔 헤지 물량과 겹쳐 장기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3년 국채선물 바스켓 종목이 깜짝 등장했고, 10년물 비중은 생각보다 낮았다"며 "장기물 매도로 커브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에서 장기물보다 단기 쪽 발행에 대비해 3~5년 구간을 중심으로 관리하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A 운용역은 "한은 단순매입으로 3년 선물이나 5년 구간을 매수하고 장기 구간에서 헤지하기 편해졌다"며 "(전일) 외국인이 10년 선물을 대량으로 매수하면서 30년물 입찰에 대비해 헤지하기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비지표물 중심으로 매입 종목이 구성되면서 국고채 수급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D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매입 종목은 시장 안정화라는 목표를 고려하면 다소 난해하다"며 "비지표물 종목들은 엔드 유저와 은행의 장기투자 계정 등이 많이 보유하고 있어 딱히 팔 이유가 없는 종목이다"고 말했다.

B 운용역은 "매입 규모가 2조 원인 점은 호재지만 나머지는 호재가 아니다"며 "(전일) 그래서 장 막판에 시장이 좀 밀려서 끝난 것 같다. 단순매입 입찰이 약하게 되면 장은 생각보다 안 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4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