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잠재 리스크는 여전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국내 금융기관 해외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안정 상황(2020년 9월)'에서 국내금융기관의 해외투자 익스포저가 비교적 위험도가 크지 않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충격도 완화됐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다만, 향후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따라 실물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잠재 리스크가 증대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앞으로 저성장·저금리·고령화 하에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투자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관련 리스크의 적정 관리과 투자자 보호 제고를 위해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투자 규모는 올해 6월 말 486조원을 나타냈다. 해외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2013년 말 129조원 이후 3.8배 증가한 수치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해외투자는 2014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전체 금융기관 해외투자 증가액의 91.8%를 차지하며 해외투자를 주도했다.

해당 기간 비은행 금융기관의 해외투자는 120조 원에서 448조원으로 늘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운용자산 중 해외투자 비중은 11.5%포인트 상승한 21.8%를 기록한 반면, 은행의 운용자산 중 해외투자 비중은 0.8%포인트 증가에 그치며 1.3%를 나타냈다.
 

 

 

 


상품별로는 해외채권이 210조원으로 전체 해외투자에서 43.2% 비중을 차지했고, 해외주식이 176조원(36.2%)을 나타냈다.

해외 대체투자도 100조원으로 2014년부터 연평균 21.1%의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이동제한조치 등으로 부진했다.

이 같은 해외투자 증가 배경은 저금리 하에서 기관들의 수익률 추구 성향이 강화된 가운데 투자 다변화 등이 공통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투자를 통해 금융기관들은 수익성 제고와 자산 듀레이션 확대, 외화유동성 확보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5~2019년 중 해외채권(4.3%), 주식(9.9%), 대체투자(11.2%)에서 수익을 내며 같은 상품에서의 국내투자 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 요인도 지적됐다.

해외채권은 우량등급의 투자 비중이 높아 신용리스크가 크지 않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기업의 신용리스크 확대 등 신용 및 시장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해외 대체투자도 코로나19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부실 가능성이 커진 데다 증권사가 투자의 상당 부분을 기관 또는 개인 투자자에 재매각해 수익을 얻는 만큼 관련 유동성 리스크 및 투자자 손실 우려도 존재한다.

외화자금 조달리스크도 상존한다.

보험사 및 증권사는 단기 외화자금 의존도가 높아 국내 외화자금 사정이 악화될 경우 조달 리스크가 있고, 수신 기반이 약한 증권사의 외화 유동성 사정 악화는 원화자금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3월에도 증권사는 ELS 마진콜과 관련해 외화자금 조달에 필요한 원화를 확보하기 위해 차입을 확대하면서 단기금리 상승을 촉발한 바 있다.

한은은 "해외대체투자의 정보 투명성 제고와 투자 사후관리 강화 유도, 비은행 금융기관의 외화 조달과 운용상의 종합적인 유동성 리스크 관리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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