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기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의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 과잉 상황에서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배터리 회사들이 투자 부담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전기차는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대중차 시장에 폭넓게 진입하기는 어렵고, 이에 따라 전기차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이스신평은 24일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오는 2025년까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파나소닉, CATL, BYD 등 주요 상위 6개사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만으로도 전체 수요를 초과할 것"이라고 했다.

나이스신평은 올해 124GWh인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오는 2025년에는 최소 497GWh에서 최대 885GWh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공급 능력은 이를 크게 앞질러 오는 2025년 최소 1천254GWh에서 최대 1천567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나이스신평은 "공급과잉이 지속하면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주요 완성차 회사와 공급계약을 확보한 상위권 회사들이 높은 가동률을 보일 것"이라며 "경쟁 우위인 회사와 여타 회사 간의 차별화가 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산업환경과 경쟁구조 등의 빠른 변화양상을 고려하면 각 회사의 시장 지위는 가변적일 전망"이라며 "기술 및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배터리 회사들의 선투자 부담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재무적 역량의 보유가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나이스신평은 아울러 "완성차 업계에 대한 교섭력 약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 가능성, 신기술 개발 및 상용화 지연 가능성, 니켈·코발트·리튬 등 주요 원재료의 높은 가격 변동성, 최대 수요처이자 주요 생산기지인 중국의 정책 등 다양한 변동요인이 국내 전기차 배터리 회사들의 수익 확보에 제약요인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배터리 신기술 개발과 관련해서는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확인됐듯 당분간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방식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 하이니켈 배터리 등의 상용화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특히 일반 제품과 달리 자동차의 경우 안전성 검증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배터리 신기술 개발 이후에도 다양한 기술의 제품이 공존할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나이스신평은 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가 각각 다른 특성과 투자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평은 "LG화학이 가장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하며 상반기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SK이노베이션은 후발주자로서 생산능력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삼성SDI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와 수익성 위주의 수주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존 주력 사업의 업황 저하기가 맞물린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수익력 대비 재무 부담 증가가 큰 편이며 중기적으로 확대된 재무 부담이 유지될 것"이라며 "삼성SDI는 2017년까지 재무 부담이 크게 증가했지만 보수적 투자방침을 유지할 경우 재무 안정성은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스신평은 또 전기차가 오는 2030년 고급차 시장의 40%, 대중차 시장의 20% 점유할 경우 약 2천100만대 판매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고급차 시장의 20%, 대중차 시장의 10% 점유할 경우 약 1천100만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나이스신평은 "전기차는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세금 감면 등의 지원이 없으면 가격경쟁력이 현재까지 매우 열위에 있다"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을 경우 대중차 시장에 폭넓게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중저가 대중차 중심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따라 현재 주요 고객층과 전기차 고객층의 차이가 커서 전기차 수요가 단기간에 빠르게 늘어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나이스신평은 "전기차 원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은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지만 배터리의 주요 원재료인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은 원재료 생산지 및 매장량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어 가격 상승과 높은 변동성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기차 확산의 주요 동인인 각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도 위험요인"이라며 "정부 예산 제약과 세수감소를 고려하면 전기차 판매가 증가할수록 차량당 지원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완화된 연비 규제 발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할 확률이 높아 전기차의 경제적 효용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 등도 전기차 확산의 제약요인이다"라고 덧붙였다.

나이스신평은 아울러 "향후 전기차 판매량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의 정책 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며 국가별 충전 인프라 확보나 정부의 구매지원 등의 정책 수준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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