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4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톈진의 재정이 악화하면서 이례적으로 중국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가 디폴트를 겪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 중부지역에 위치한 허난성의 재정 담당 부서는 톈진 지방정부가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보하이증권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보하이증권이 지난 9일 3억7천500만 위안 규모의 허난성 특수목적채권을 매입했는데 매입 다음 날 해당 금액의 10%도 채 되지 않는 3천만 위안만 지불했기 때문이다.

특수목적채는 통상적으로 인프라와 주택사업 자금 조달 쓰인다.

보하이증권 측은 채권 인수 부서에 있는 직원이 이틀 전까지만 해도 경매 결과에 대해 모르고 있어서 대금 지급을 못 했으며, 이후 지불하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SCMP는 국가가 관리하는 금융기관이 지방정부 채권을 매입했다가 디폴트를 겪게 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이는 중국 중앙정부의 직접적 관리 감독을 받는 4대 도시 중 하나인 톈진의 재정 상황 악화를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톈진은 지난 몇 년간 경제 구조를 재편하고자 노력했으나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면서 부채를 기반으로 한 투자모델의 기반이 약화돼왔다.

지난해 톈진의 경제성장률은 4.8%로 중국 평균 6.1%를 밑돌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9%를 기록해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과를 보인 곳 중 하나이기도 했다.

매체는 중국 중앙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의무적으로 세금과 수수료를 인하하도록 한 점도 톈진에 부담이 됐다고 덧붙였다.

올 상반기 톈진시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이는 지출이 15% 줄어든 것과 비교했을 때 감소폭이 더 큰 것이다.

토지 매각 수입도 올해 상반기에는 450억 위안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이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톈진시에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톈진 지방정부 예산 상황은 1선 도시 중 약한 편에 속한다"면서 "최근 3년간 비슷한 도시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 적자가 가장 빠르게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톈진시의 재정 상황은 일시적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이라면서 "톈진은 중기적으로 높은 수준의 적자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톈진이 이처럼 수입은 줄어들고 부채 부담은 높아지면서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을 줄어들게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에는 정부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톈진 부동산신탁그룹이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던 채권의 원금 2억 위안과 이자 1천580만 위안을 갚지 못해 디폴트를 겪었다.

당시 톈진부동산신탁그룹은 현금이 모자란 데다 중앙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개발업체 재정 상황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또 지난 12월에는 국유기업인 톈진물산집단유한공사(Tewoo Group·테우그룹)가 지방정부의 도움을 받지 달러채 발행 역사상 최대 디폴트 기업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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