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미테뷰] 박상인 교수 "LG화학 논란, 증권가는 사실을 외면한다"
[바로미테뷰] 박상인 교수 "LG화학 논란, 증권가는 사실을 외면한다"
  • 권용욱 기자
  • 승인 2020.09.2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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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LG화학의 물적 분할 논란과 관련, 증권사 전문가들은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라는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5일 연합인포맥스 유튜브 채널 '바로미테뷰'와 인터뷰에서 "한국 재벌 총수의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는 상당한 수준이라는 게 학계의 실증적 연구 결과"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LG화학은 최근 전지(배터리)사업부분을 100% 자회사로 떼어내는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물적분할은 회사의 재산만 분할하는 것으로, 분할 후 새로 만드는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주식을 LG화학이 모두 가진다. 분할 후 새로 만드는 회사의 주식을 기존의 지분율로 그대로 나누게 되는 인적분할과는 다른 방식이다.

박 교수는 "한국의 재벌 구조가 갖는 지배구조에 따른 디스카운트가 얼마나 심각한지 이번에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제도적이고 법적 구속력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박상원 교수와 일문일답.

-LG화학이 소액주주의 반발이 예상되는 데도 물적분할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LG화학이나 LG그룹 차원에서 하는 얘기가 배터리 부분을 신설 회사로 떼어내서 자본확충을 하겠다는 것인데 물적분할을 하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100% 지분을 갖는다. 현재 특수관계인이 포함된 ㈜LG가 30.09%로 LG화학을 지배 중인데 인적분할 또는 배터리를 존속회사로 두는 물적분할 시에는 30.09%의 지분이 희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 100% 지분에서 자본 확충을 위한 신규 주주 30%를 제외하면 70%의 30.09%, 즉 21%의 지분율이 되는 것이다. 그룹 입장에서는 기업에 대한 통제력이 기존 30.09%에서 21%가 된다.

자본을 확충하면서도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물적분할을 택한 것이고, 물적분할 가운데서도 배터리가 자회사로 가는 형태를 취했다. 이렇게 되면 자본 확충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LG화학이 지분 70%를 가지니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실제 총수 일가가 ㈜LG라는 지주회사를 통제하고, 지주회사가 LG화학을 통제하고 LG화학이 신설회사를 통제하기 위해 물적분할을 한 것이다.



-지주회사가 상장회사의 지분율 2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므로 지분율을 방어하는 것 아닌가.

▲ LG화학이 말하는 대로 신설회사의 지분율 30%를 외부 자본 확충으로 제외하더라도 인적분할을 하면 LG화학이 21%는 갖게 된다. 그러니 규정 맞추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21%가 불안할 수는 있다. 자본 확충을 향후에 더 많이 할 수도 있으니 100% 자회사로 LG에너지솔루션을 두게 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율이 70%에서 50%로 내려간다 해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지배를 할 수 있다. LG화학 자체는 ㈜LG가 30.09%로 안정적으로 지배를 하고 있다. LG화학의 물적분할은 결국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를 통해 신설회사의 경영권을 확실하게 장악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의 소액주주는 어떤 부분에서 분노하는가.

▲ 물적분할이 지배력 이슈가 없다면 소액주주에 대한 가치도 중립적이다. 물적분할로 LG화학이 100% 자회사를 둔다면 배터리 부문의 배당이나 주가 상승분이 당연히 LG화학에 반영된다. 인적분할이든 물적분할이든 동일하다. 그러면 왜 소액주주가 이렇게 반응하는가. 우리나라에서는 지주회사가 되면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라는 현상이 발생한다. 학계의 실증적인 연구를 보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디스카운트가 일어난다고 보고된다. LG화학 자체가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모자 관계를 형성하면 지주회사와 비슷한 디스카운트가 일어나는 것이다.

지주회사는 왜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적인 이유가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이 사실상 사라진다. 나머지 사업 부분이 남아있지만, 장래성이 큰 부분은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실질적으로 자본 회전율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LG화학과 자회사(LG에너지솔루션) 사이에서 총수 일가의 지배력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그 차이를 이용한, 이른바 사익편취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지주회사에 상당 수준의 디스카운트가 목격되고 있고, 소액주주의 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국 대기업의 지배구조에서 나타나는 문제들로 한국 주식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평도 많이 듣는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없는가.

▲ 이번 공정경제 3법 가운데 상법 개정안에 다중대표소송제가 들어가 있다.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 혹은 손자회사 임원의 배임 등에 대해 소송을 통해 견제하는 장치다. 이런 장치가 도입돼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면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또는 모자 회사 간의 디스카운트가 상당히 해결될 수 있다. 그렇다면 LG화학의 소액주주도 지금처럼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지금 LG화학 주가가 상당 수준 떨어졌는데 개인적으로 적정한 수준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LG화학 소액주주 입장에서 당장 물적분할을 막을 방법이 있나.

▲ 이번 물적분할의 과정 자체는 합법적이고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민연금이 10.51%의 지분을 갖고 있고 소액주주가 54%를 갖는데, 합치면 65% 정도니 힘을 합치면 안건이 부결될 수 있다.

LG화학 입장에서는 사업적 목적이나 안정적인 지배력 때문에 물적분할을 한 것이지 소액주주에게 피해가 가는 게 아니고, 향후 배터리 사업의 파이가 커지면 현재 소액주주도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한 걸음 나아가 제도적 장치도 기업이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법적으로 안 되더라도 정관을 통해 자신들은 그렇게 하겠다고 해야 한다. 모회사의 특정 사업 부분이 없어져서 나타나는 지주회사 디스카운트가 나타나지 않도록 실질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을 얼마나 잘 설득하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겠다.

▲ 그렇다.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이 소액주주의 결정에 상당한 시사점이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이 기관투자자로서 소액주주의 불만이나 우려를 해소하도록 최대 주주와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 이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그리고 법적 구속력 있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



-증권사 전문가들은 향후 배터리 사업의 성장 가능성 등으로 기존 LG화학의 주주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는 입장을 많이 내놓고 있다.

▲ 기본적으로는 동의할 수 있으나,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문제에 대한 소액주주의 불안감을 고려하지 않고 하는 얘기다. 사업 측면에서 자본 확충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은 인적분할이든 배터리 부문을 존속회사로 두는 물적분할이든 적용되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굳이 배터리 부문을 자회사로 두는 물적분할을 했다는 것은 지배력 이슈이고, 이에 따라 지주회사에서 나타나는 디스카운트가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것을 외면하고 있다. 이 부분을 생각하지 않으면 소액주주가 이 정도로 반응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우리나라 재벌 구조가 갖는 지배구조 문제의 디스카운트 이슈, 즉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얼마나 심각한지 이번에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국자본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해소하는 제도적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소액주주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대주주, 총수 일가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https://youtu.be/o1r-BBnZ8nU]

ywkw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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