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최근 증권사들이 앞다퉈 판매했던 해외부동산 펀드에서 환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진국에 투자한 펀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도 자산 가치가 오른 경우가 있지만 신흥국 투자는 환율 변동성이 커진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투자신탁1호(분배형)는 지난 23일 부실 우려 단계라며 주주대여금 이자 지급을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주대여금의 경우 이자 지급의 지연이 발생했으나 주주대출약정서의 기한이익상실사유 발생 등의 직접적인 부도 또는 지급 불능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부실우려단계의 채권으로 분류했다.

브라질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헤알화 환율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환헤지 때문이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지난 6월 30일 기준 222.2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27.6% 하락하면서 현지 투자회사의 원화 선순위대출 채무(원금 및 이자)의 헤알화 표기금액이 증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주대여금으로 대출 이자를 받으면 수익률이 향상되는데 펀드에서 대출에 대한 이자납입이 안돼 부실채권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 펀드는 자산가치는 20% 올랐으나 브라질 헤알화 평가손이 발생하면서 대출 이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 돼 상각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원화와 브라질 헤알화를 헤지하기 위해서는 달러-원 환율, 달러-헤알 환율에 대해 이중으로 헤지를 해야 한다.

달러-원 환율은 헤지할 수 있는 상품이 많지만 달러-헤알 환율의 경우는 헤지하기가 어렵다. 둘 다 헤지할 경우 헤지비용도 그만큼 높아진다.

신흥국과 달리 미국, 유럽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임대료가 상승한 경우도 있고, 환율 영향도 제한적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환헤지가 90% 이상 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펀드들은 환헤지를 위해 파생상품인 통화선물과 선도거래, 통화스와프 거래 등의 상품에 주로 투자한다.

초기에 환헤지가 이미 이뤄져 있어 달러화나 유로화 환율이 올라도 환차익이 별로 크지 않다. 반대로 환율이 내릴 경우 손실도 거의 없다.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11호가 투자하고 있는 'Corporate Properties Trust II 주식' 자산의 기준가 반영을 보면 재평가 금액이 종전보다 458만3천668.80달러 증가했다.

재평가 금액이 늘어난 이유는 "주임차인 State Farm사 연간 2%의 임차인 임대료 상승, 신규 리테일 임대차 계약 체결에 따라 현지 보유 부동산 가치가 전년대비 약 1.42% 상승해 본 펀드의 보유주식 순자산가치가 전년대비 3.8%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부 환차익이 명시되기도 한다. 키움히어로즈유럽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제1호[파생형]의 지난 3월11일~6월10일 운용보고서를 보면, 환헤지 비율이 97.90%에 달한다.

운용보고서에서 환헤지로 인한 손익은 3억1천993만7천441원으로 계산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펀드 중에서 유럽, 미국 쪽은 환헤지를 하지만 신흥국은 환헤지가 어렵다"며 "환헤지하려 해도 상품이 없거나 주로 달러-원 환율 위주의 환헤지만 하고, 달러와 해당국 통화의 환헤지는 안 돼 있는 경우가 많아 신흥국 시장에 투자한 경우 환율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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