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11월 대선 전 새로운 재정 부양책이 완료될 수 있다는 기대 속에서 장기물 위주로 급락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5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6bp 오른 0.760%를 기록했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한 달 만에 가장 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4bp 상승한 0.145%에 거래됐다. 최근 한 달 만에 최고치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8.5bp 뛰어오른 1.565%를 나타냈다. 10년과 30년 등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6월 9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6.3bp에서 이날 61.5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재정 부양 법안에 미 의회가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돼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밀려났다.

경기 회복 기대 속에서 10년과 20년, 30년 등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올랐고, 2년과 10년 수익률 스프레드는 8월 말 이후 가장 넓어졌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퇴원해 재정 부양책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희망이 새로운 주를 시작한 시장을 지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좋다"며 조기 퇴원을 언급했고, 미국 서비스업 지표가 예상보다 좋았던 점 역시 국채수익률 상승에 일조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지난 주말 의회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또 다른 지출 통과를 향해 진전을 보인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약 한 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했으며 오는 6일에도 부양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역시 이날 미 의회와 행정부가 추가 경기 부양 패키지에 합의할 가능성이 남아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새로운 코로나19 부양 법안을 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기적으로 경제를 더 많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더욱 다지고 있다. 민주당이 싹쓸이하면 더 공격적인 지출 패키지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인식도 퍼졌다. 이에 힘입어 주가는 오르고, 안전피난처인 달러와 엔이 약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 선호 심리가 강했다.

새로운 정부 지출의 돌파구가 마련되면 경제 성장에 다시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최근 실업급여가 만료되면서 경제 지표는 성장세 둔화를 가리키는 상황이다.

성장을 위한 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미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이런 전망 속에서 최근 장기물이 단기물보다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장기물 위주로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보여서다. 단기물은 장기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방침에 움직임이 제한된다.

라보뱅크의 분석가들은 "트럼프 의료팀에서도 조기 퇴원 등 시장에 도움이 되는 좋은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며 "아마도 부양 전선에서 낙관론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르탄 캐피털의 피터 카딜로 분석가는 "정치 소식에 국채수익률이 높아졌다"며 "양당 모두 경기 부양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시장이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버코어 ISI의 스탠 시플리 채권 전략가는 "경기 부양 협상에 진전을 보이는 것 같다"며 "선거 전에 통과시킬 수 있을지 가능성은 반반이지만, 선거 전에 하지 못하면 선거 후에 할 수 있으며 합의는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실망스러운 고용 보고서에도 경제 지표는 상당히 잘 나오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는 오르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성장,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BMO 캐피털 마켓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바이든의 선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주당이 의회 상원과 하원, 백악관 모두를 싹쓸이하는 전망 역시 커지고 있다"며 "이는 더 공격적인 재정 부양, 더 깊은 적자의 문을 여는 것인데, 이에 따라 직감적으로 수익률 곡선 뒷부분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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