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롤러블(말리는) 디스플레이 폼펙터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전자가 이달 세계 최초의 롤러블 TV를 출시한 후 내년 상반기 롤러블 스마트폰 출시가 예고되면서 한발 앞서가고 있고, 삼성전자도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를 잇달아 내며 빠르게 따라가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선보인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이달 출시한다.

LG전자는 지난달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전용 웹사이트를 열고 중요 고객(VVIP) 대상 초청행사 신청을 받았으며, 이달 중순 사전 초청 고객을 대상으로 소규모로 행사를 진행한 뒤 본판매를 시작한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 가격은 1억원대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19'에서 롤러블 TV를 처음 공개하며 눈길을 끈 바 있다.

LG전자는 이에 앞선 지난달 14일 온라인 행사를 통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윙'을 공개하면서 롤러블폰을 다음 혁신 모델로 깜짝 예고했다.









LG전자는 행사 영상 마지막 부분에서 '숨을 죽이고 기다리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새로운 폼팩터의 스마트폰 형상을 공개했다.

검은 영상 배경에 윤곽밖에 보이지 않지만 내장된 디스플레이가 옆으로 펼쳐지는 모습이 LG전자가 준비 중인 롤러블폰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가 직접 롤러블폰을 티저 영상으로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롤러블 스마트폰의 개발명을 'B 프로젝트'로 정하고 개발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롤러블폰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특허도 여러 차례 출원한 바 있다.

2018년 미국특허청에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기기 본체에서 돌돌 말려 있다가 펼치면 옆으로 뻗어 나오는 형태의 롤업 스마트폰에 대한 특허를 냈다.

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가 롤러블폰과 폴더블폰을 합친 형태의 디자인을 특허 등록했다.

이 디자인은 접힌 상태에서는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한데 이를 펼치면 태블릿처럼 화면이 커지며, 그 상태에서 한 번 더 말려있는 디스플레이를 펼쳐 확장할 수 있는 형태다.

지난 6월에는 LG전자가 특허청에 '롤비전'이라는 이름의 모바일 롤러블 디스플레이로 추정되는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LG전자의 현재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이름은 2017년 G6 때 처음 상표권을 등록한 '풀비전'으로, 베젤(테두리)을 줄인 대화면을 강조한 이름이다.

이로 미뤄 봤을 때 롤비전은 돌돌 말리는 롤러블폰의 디스플레이를 명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7월에는 평택 공장에서 롤러블폰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상업용 제품은 3~4회의 시험 생산을 거치며, 회당 약 1천~2천 대를 만드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처럼 LG전자가 롤러블폰과 관련된 움직임을 잇달아 보이는 데 따라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국내외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를 잇달아 등록하면서 롤러블폰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특허청에 '롤러블 디스플레이 장치'라는 이름의 특허를 등록했다.

이 장치는 본체 내부나 바깥에 작은 정육면체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돌돌 마는 형태며, 가장자리는 자기장을 이용해 고정한다.

사용자는 필요한 만큼 디스플레이를 펼쳤다가 다시 감을 수 있다.

기기 콘트롤과 지문 인식, 전원 등은 본체에 위치하며, 본체는 원통형이나 다각형 형태 모두 가능하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국내 특허청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장치를 구비한 전자장치'라는 이름의 특허를 등록했다.

이 특허는 두루마리 휴지처럼 본체 안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꺼내는 형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말려 있던 디스플레이가 펴지면서 늘어나 비율이 달라지는 형태의 롤러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







공개된 도면에 따르면 디스플레이가 본체 아래쪽에 말려 있다가 사용자가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위쪽으로 화면이 길어지는 형태다.

삼성전자가 롤러블폰이나 TV 제품 개발에 착수한다면 롤러블 폼펙터 부문에서 LG전자와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실제로 롤러블폰이나 TV 제품을 출시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가 곧 제품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제품의 윤곽에 불과하다"면서도 "LG전자의 롤러블 TV 출시로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는만큼 삼성전자도 관련 제품 개발에 들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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