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두산 오너 일가가 추진한 두산퓨얼셀 지분 매각을 위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이 사실상 실패했다.

투자자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두산 오너 일가는 매각을 목표한 지분 중 절반만 팔수 있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 9명은 보유 중인 두산퓨얼셀 보통주 560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박 회장 등 오너 일가는 두산퓨얼셀 지분 19.7%, 1천93만주가량을 블록딜로 처분해 4천억원 가량을 확보하기로 결정하고, 전날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수요예측에 나섰다.

지분 19.7%는 두산그룹 오너 일가가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기로 결정한 두산퓨얼셀 퓨얼셀 지분 23%를 제외한 나머지다.

하지만 수요예측에 투자자가 모이지 않으면서 결국 목표 지분의 절반만 팔게 됐다.

두산 오너 일가는 할인율 13~18%를 적용한 3만5천465~3만7천628억원을 매각 가격으로 제시했으나, 수요 확보에 실패하면서 전날 종가인 4만3천250원에 할인율 최상단인 18%를 적용한 3만5천465원에 매각 가격이 정해졌다.

지분 매각 규모가 4천억원에 달했고, 이미 두산퓨얼셀 투자 규모가 적지 않은 국내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저조한 게 수요 확보 실패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투자자 중 3분의 2 이상이 주로 해외 펀드 등 해외 투자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퓨얼셀은 지주사인 두산이 최대주주로 16.78%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정원 회장이 5.79%,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이 3.85%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블록딜로 두산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기존의 65.08%에서 54.98%로 낮아진다.

박 회장 등 오너 일가는 두산퓨얼셀 지분 23%(약 5천740억원)를 책임경영 차원에서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기로 결정했는데, 두산퓨얼셀 지분 중 상당수가 주식담보대출로 묶여있어 증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이들은 두산퓨얼셀 지분을 블록딜로 추가 처분해 담보권을 해소하고, 담보권이 해소된 주식을 올해 12월 31일까지 최종적으로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 형식으로 넘길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의 지분을 증여받으면 최대 주주가 되며, 두산그룹은 두회사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보다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두산중공업은 국내 최초 액화수소플랜트 사업 참여와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생산, 가스터빈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소터빈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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