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소비자물가가 오르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가채는 인플레 상승에 나 홀로 강세를 나타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상승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전망치 평균(0.64%)을 웃도는 결과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에 물가는 다시 1.0%대로 올라섰다.

긴 장마에 추석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진 데 영향을 받았다. 농·축·수산물의 상승률은 13.5%에 달했다.

채권시장에서 물가를 주목하는 것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한은은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 자체를 목표로 설정해 통화정책을 편다.

물가 상승이 일시적 요인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크지만, 기저 흐름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배경이다. 명목금리가 유지되더라도 물가가 오르면 실질금리는 낮아진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외부충격에 따른 변동성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지난달 0.9% 올랐다. 근원물가는 지난 4월 0.3%까지 떨어졌다가 오름세를 이어갔다.

기대인플레이션으로 봐도 물가 상승세가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은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1.9%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눈앞에 둔 셈이다. 기대인플레는 지난 5월과 6월 1.6%까지 떨어졌다가 7월부터 오름세를 지속했다.

다만 물가 상승이 채권시장에 전반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 형성된 추가 완화 기대 자체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한은이 추가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는 참가자는 시장에 거의 없다"며 "물가 상승에 다른 국가가 추가 완화에 나서더라도 눈치 보지 않고 동결 기조를 이어갈 명분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고 말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금통위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부동산 시장에 대해 계속 언급했다"며 "호주 등이 추가 완화에 나서더라도 한은이 영향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통화정책보다 물가채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물가채는 전월 대비 물가가 오른 것이 비례해 원금이 늘어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9월 물가가 전월 대비 약 0.7% 오른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물가채 원금만 연율로 대략 8.4% 늘어나는 셈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물가채 20-5호 기준으로 이달 캐리만 7%대, 다음 달 8%대까지 나올 것이다"며 "전반적인 시장 약세에도 물가채만 딴 세상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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