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도 리플레이션이 주요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리플레이션'은 불황기에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으로, 통상 통화 재팽창을 뜻한다.

리플레이션 국면에서는 통화공급 급증에 향후 물가가 오르고, 확대 재정정책 여파에 장기 채권금리는 오를 것이란 전망이 강화된다.

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여러 보험사와 연기금은 물가채 매수를 문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보험사 등 엔드 유저들의 물가채 태핑이 최근 늘었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물가가 내리자 줄였던 포지션을 다시 늘리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물가채는 전월 대비 물가 상승에 비례해 원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9월 물가가 전월 대비 약 0.7% 오른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물가채 원금만 연율로 대략 8.4% 늘어나는 셈이다. 물가 지표는 두 달 시차를 두고 물가연동계수에 반영된다.

역외 헤지펀드들은 서울 채권시장에서 커브를 통해 리플레이션에 베팅하는 모양새다.

이번 주 들어 외국인은 10년 국채선물을 6천여계약 순매도했지만 3년 국채선물은 6천800여 계약 순매수했다. 금리스와프(IRS)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커브 스티프닝에 베팅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역외 헤지펀드들의 시각을 들어보면 리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스팁 뷰가 강하다"며 "내년 경기가 다소 회복되는 데다 국채 공급이 쏟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하지만 수긍되는 논리다"고 설명했다.

경제가 본궤도로 오르기 전까지 중앙은행이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은 단기 구간에 호재다. 반면 장기 구간은 국채 발행 급증과 경기 회복 여파에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이야기다.

B 운용사의 운용역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년간 동결할 것이란 점을 시사했고, 한국도 단기 내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3년 안쪽 구간은 살만하다"며 "기준금리 대비 커브도 좋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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