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회사채 발행시장 경색이 다소 완화했음에도 'A급' 이하 저신용등급 회사채는 최근 지속해서 순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회사채를 찍기로 한 기업들은 정책 지원에 힘입어 고금리에라도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가기는 하지만 여전히 발행시장에선 등급별 선호도 차이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7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등급이 'A+'~'BBB-'에 속하는 회사채는 총 1조1천120억원 순상환된 것으로 집계됐다.

'A급' 회사채 순상환액이 8천610억원, 'BBB급'이 2천510억원 등이었다.

같은 기간 우량물에 속하는 'AA급' 회사채가 2조5천370억원 순발행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A급' 미만 회사채의 순상환 기조는 지난 8월부터 이어졌다.

당시 'A급' 미만 회사채는 2천200억원 순상환된 반면, 'AA급' 회사채는 1천209억원의 순발행을 나타냈다.

만기물을 고려하지 않은 총발행 규모 또한 'A급' 회사채는 지난 7월 1조원이 넘었지만 8월 2천250억원, 9월 5천800억원으로 감소했다.

'BBB급' 회사채의 경우 지난 8월 2천650억원의 만기가 돌아왔음에도 발행이 전무했다.

앞서 지난 1분기 순발행되던 'A급' 이하 회사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4월에도 순상환으로 돌아선 바 있다.

지난 7월 말 저신용등급을 포함한 회사채·기업어음 매입기구(SPV)가 출범한 이후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줄면서 발행시장 경색이 다소 완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대우건설('A-')과 두산('BBB')이 지난달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부분 미매각을 내는 등 신용등급 리스크가 상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채자본시장(DCM)에 따르면 만기 차환 등 필요한 자금 수요에도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미루는 분위기가 있다고도 전해진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발행시장에서 여전히 우량등급과 비우량등급 채권 간 양극화가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와 초저금리 기조로 지난 상반기 자금을 미리 조달해놓는 선발행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의 크레디트 채권에 대한 조기 북 클로징(장부 마감) 가능성도 다시 거론됐다.

지난달 분기 말임에도 회사채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며 연말효과 부담이 경감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가 급전환했다고 분석된다.

국고채 약세로 금리가 뛰면서 회사채에 대한 캐리투자 매력이 감소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추석 직전인 지난달 29일부터 2거래일 만에 5.9bp 상승했고, 같은 기간 10년물 금리는 10bp 넘게 올랐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회사채가 9월 말 강세를 보이는 등 분위기가 좋으면서 10월에 조기 북 클로징 될 것이라는 생각은 없었다"며 "통상 북 클로징은 11월 중순이 지나서야 나타나지만 크레디트 채권은 유동성이 떨어져 더 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뜸하고 코로나19로 사람들을 만나기도 쉽지 않아 IB(투자은행) 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영업을 접고 차라리 금리가 더 올라가기 기다리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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