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재정 부양책 협상 중단을 선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한적인 부양책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한발 물러나 다시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3bp 오른 0.784%를 기록했다. 6월 9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8bp 상승한 0.15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0bp 뛰어오른 1.587%를 나타냈다. 6월 8일 이후 최고치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9.4bp에서 이날 62.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 패키지 협상을 취소했다는 앞선 발언을 부분적으로 되돌리자 위험 심리가 살아났고, 미 국채수익률은 다시 올랐다.

이날 오후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장기물로 국채 매입 전환 계획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어 실망감이 퍼졌고, 장기물 매도세는 더 확대됐다.

미 재무부가 장기물을 많이 발행함에 따라 연준이 만기간 긴 국채를 더 많이 사들이는 기반을 닦기 시작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있었다.

제퍼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선임 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단기적으로 매입 프로그램 변경 발표를 원한다고 시사한 부분은 의사록에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오후 대선까지 재정 부양책 협상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가 저녁 다시 트위터를 통해 항공사 지원금과 중소기업을 위한 급여보호프로그램(PPP)에 대한 의회 승인을 촉구했다. 이날도 부양책을 서두르라고 압박햇다.

개별 부양책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면서 투자심리가 안정됐고 뉴욕증시는 큰 폭 올랐다.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 지출 확대를 향한 발걸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안도 속에서 미 국채수익률 역시 다시 상승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항공사 지원 부양책을 논의했다.

미 국채시장은 최근 부양책 관련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신규 부양책이 통과되면 정체된 경제 회복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또 미 재무부의 장기물 위주 신규 국채 공급도 늘어날 수 있는 요인이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35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 결과는 괜찮았지만, 국채 값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응찰률은 2.47배로, 9월의 2.30배, 8월의 2.41배보다 높았다. 오는 8일에는 23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

투자자들은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압승에 대비하고 있다. 이럴 경우 더 공격적인 정부 지출, 신규 국채 발행,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에 따라 미 국채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캔토 피츠제럴드의 저스틴 레더러 금리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항공사들과 1천200달러의 체크 협상, 글로벌 공급 등의 추가 트윗을 내놓았다"며 "이에 따라 경기 부양 협상은 대선 이후까지 끝났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한 어제 오후의 상승분을 되돌렸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부양책 가능성이 일부 있으며 더 큰 그림에서 볼 때 부양책은 지연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결국 통과될 것"이라며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고, 누가 대선에서 이기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경기 침체 이후 전형적으로 수익률 곡선의 상당한 스티프닝이 뒤따른다"며 "수익률 곡선이 지금보다 더 가팔라지면 연준이 수익률 곡선 제어를 결정하게 되고, 장기 채권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곤 에셋 매니지먼트의 프랭크 리빈스키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한 정당이 장악하게 되면 일을 추진하기가 더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스티븐 오 신용·채권 글로벌 대표는 "더 강력한 재정 부양책은 더 큰 재정 적자와 더 높은 인플레이션 등 두 가지를 암시할 것"이라며 "이런 요인을 종합하면 미 국채수익률에서 강력한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퍼시픽 라이프 펀드 어드바이저의 맥스 고크만 자산 배분 대표는 "투자자들은 즉각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신경을 쓰고 있다"며 "만약 민주당이 대거 싹쓸이한다면 이르면 선거 당일 밤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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