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항공사 지원 등 일부 부양책 타결을 촉구한 영향으로 상승했다.

국채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한적인 부양책 가능성 제시에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 가격에 반영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널뛰기 행보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와 신규 부양책 도입 불확실성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에는 민주당과의 신규 부양책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혀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이후에는 일부 항목의 부양책의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항공업계 자금지원과 소기업 급여보호프로그램(PPP), 가계에 대한 현금 지급 등이 트럼프 대통령이 촉구한 부양책이다.

포괄적인 부양책보다는 몇몇 방안을 선별적으로 도입하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정책은 기존의 부양책 중에서 사용되지 않고 남아 있는 자금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에게 현금 지급 등의 법안을 서둘러 도입하라고 압박했다.

백악관에서도 선별적 부양책 타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제히 나왔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포괄적인 부양책이 도입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라면서도, 민주당의 의지가 있다면 10개 정도의 방안을 개별적으로 다룰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민주당이 소규모의 특화된 부양책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펠로시 의장과 므누신 장관은 이날 오전에 항공사 지원 단독법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므누신 장관에게 민주당이 추진한 항공사 지원법안이 지난주 공화당에 의해 부결된 점을 상기시키며, 해당 법을 다시 검토하고 오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펠로시 의장이 항공사 지원 법안에 대해서는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중단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일부 부양책이 타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펠로시 의장은 부양책 협상 중단에 대해 "끔찍한 실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 분명한 분별력이 있는 경로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위해 자신의 서명이 적힌 부양책 수표를 가계에 보내는 것만을 원한다고 쏘아붙였다.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대다수의 위원이 추가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들은 부양책 규모가 작거나 도입이 지연될 경우 경제 회복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또 이날 저녁 실시될 미국 대선 부통령 후보 간 TV토론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여론조사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강세가 더 공고해진 상황이다.

월가에서는 불확실한 대선 결과보다는 바이든의 명확한 승리가 시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바이든의 강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강화됐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0.70포인트(1.91%) 상승한 28,303.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49포인트(1.74%) 오른 3,419.4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0.00포인트(1.88%) 상승한 11,364.60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의 신규 부양책 관련 소식과 9월 FOMC 의사록 등을 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양책과 관련한 엇갈린 발언을 쏟아내면서 전일부터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향후 상황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라도 부양책 도입을 다시 주장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양상이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산업주가 2.22% 상승했고, 재료 분야도 2.62% 올랐다. 기술주는 1.89%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주장 등에 따른 변동성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시장이 반응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며, 아마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면서 "전일 폭락부터 우리가 본 널뛰기는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우리가 직면하게 될 변동성을 가리키는 사례"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82% 하락한 29.0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3bp 오른 0.784%를 기록했다. 6월 9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8bp 상승한 0.15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0bp 뛰어오른 1.587%를 나타냈다. 6월 8일 이후 최고치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9.4bp에서 이날 62.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부양 패키지 협상을 취소했다는 앞선 발언을 부분적으로 되돌리자 위험 심리가 살아났고, 미 국채수익률은 다시 올랐다.

이날 오후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장기물로 국채 매입 전환 계획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어 실망감이 퍼졌고, 장기물 매도세는 더 확대됐다.

미 재무부가 장기물을 많이 발행함에 따라 연준이 만기가 긴 국채를 더 많이 사들이는 기반을 닦기 시작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있었다.

제퍼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선임 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단기적으로 매입 프로그램 변경 발표를 원한다고 시사한 부분은 의사록에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미 국채시장은 최근 부양책 관련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신규 부양책이 통과되면 정체된 경제 회복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또 미 재무부의 장기물 위주 신규 국채 공급도 늘어날 수 있는 요인이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35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 결과는 괜찮았지만, 국채 값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응찰률은 2.47배로, 9월의 2.30배, 8월의 2.41배보다 높았다. 오는 8일에는 23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

투자자들은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압승에 대비하고 있다. 이럴 경우 더 공격적인 정부 지출, 신규 국채 발행,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에 따라 미 국채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캔토 피츠제럴드의 저스틴 레더러 금리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항공사들과 1천200달러의 체크 협상, 글로벌 공급 등의 추가 트윗을 내놓았다"며 "이에 따라 경기 부양 협상은 대선 이후까지 끝났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한 어제 오후의 상승분을 되돌렸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부양책 가능성이 일부 있으며 더 큰 그림에서 볼 때 부양책은 지연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결국 통과될 것"이라며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고, 누가 대선에서 이기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경기 침체 이후 전형적으로 수익률 곡선의 상당한 스티프닝이 뒤따른다"며 "수익률 곡선이 지금보다 더 가팔라지면 연준이 수익률 곡선 제어를 결정하게 되고, 장기 채권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곤 에셋 매니지먼트의 프랭크 리빈스키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한 정당이 장악하게 되면 일을 추진하기가 더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스티븐 오 신용·채권 글로벌 대표는 "더 강력한 재정 부양책은 더 큰 재정 적자와 더 높은 인플레이션 등 두 가지를 암시할 것"이라며 "이런 요인을 종합하면 미 국채수익률에서 강력한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퍼시픽 라이프 펀드 어드바이저의 맥스 고크만 자산 배분 대표는 "투자자들은 즉각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신경을 쓰고 있다"며 "만약 민주당이 대거 싹쓸이한다면 이르면 선거 당일 밤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6.05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590엔보다 0.460엔(0.44%)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7609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520달러보다 0.00089달러(0.08%)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4.69엔을 기록, 전장 124.04엔보다 0.65엔(0.52%)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3% 하락한 93.671을 기록했다.

엔화 강세도 진정되는 등 급하게 재소환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하원의장을 향해 현금 지급 등 일부 부양책에 합의할 것을 재차 압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달러화와 엔화 등 안전 통화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경기 부양책 마련을 위한 민주당과 협상을 전면 백지화한 데 따른 충격을 반영하며 강세를 보였다.

여전히 코로나19 치료를 받는 트럼프는 전날 미국의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었지만, 추가 경기부양책 마련을 위한 민주당과의 협상을 중단하기 위해 트위터를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백악관으로 복귀했을 때는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도 잠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경기 협상을 다음 달 3일인 대통령 선거 때까지 취소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미 취약한 미국 경제의 하방 위험은 커진 것으로 진단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전날 심각한 위험을 강조하면서 더 많은 경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전미실물경제협회(NABE)에서 코로나19가 효과적으로 통제되지 않을 경우 미국 경제가 하강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재정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재정 노력은 매우 효과적이었으며, 단기 문제에 재정 조치가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에 발표된 연준의 9월 통화정책 방향 의사록에서도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추가 재정 부양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민주당이 대통령에 이어 의회까지 장악할 경우 달러화 약세 요인이 될 것으로 풀이했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TD증권 수석전략가인 마젠 이사는 "외환시장은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민주당이 의회까지 장악하는 전망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커진 데 따라 미 달러화 지수에 대한 단기 베팅에 나서고 있다면서 "시장은 경기 부양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즈호증권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야마모토 마사후미는 "달러와 엔을 다른 통화에 대해 사는 것은 일종의 리스크 오프 트레이드에 따른 반응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추가 부양책이 없으면 미국 경제는 둔화하고 세계 경제도 둔화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바이든이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2달러(1.8%) 하락한 39.9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지표와 부양책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국 부양책 도입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원유시장 정규장 마감 이후 민주당과의 부양책 협상을 중단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WTI는 전을 장중 큰 폭 올랐다가 해당 소식이 시간 외 거래서 반락했고, 이날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항공사 지원과 PPP, 가계에 대한 현금 지급 등 일부 부양책을 서둘러 타결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일부 부양책은 우선 도입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부상하면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날 큰 폭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유시장은 이런 가능성을 크게 반영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JBC에너지는 "원유시장은 일부 부양책 도입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소비자에 대한 즉각적인 구제금융은 최소한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3주 연속 감소를 뒤로하고 증가한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5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10만 배럴 감소였다.

반면 미국 멕시코만 인근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델타의 영향 등은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전일 오후 기준으로 멕시코만 인근 지역의 원유 생산 설비의 약 29%는 가동을 중단한 상황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부양책 부재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원자재 연구 담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양책 협상 철회는 경제에 엄청난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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