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이윤구 기자 = 현대자동차와 LG화학이 코나 전기차(OS EV)의 잇따른 화재 이유에 대해 다른 분석을 내놓으면서 향후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차가 배터리 셀 문제라는 국토교통부 발표에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반면, LG화학은 현대차와의 재연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배터리 셀이 원인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다.

조 단위로 추산되는 리콜 비용을 둘러싸고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업체 간 '배터리 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는 오는 16일부터 코나EV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점검 후 배터리 교체에 들어간다고 8일 밝혔다.

현대차가 코나EV 리콜에 들어가는 것은 2018년 5월부터 국내외에서 총 13건의 코나EV 화재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6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고 빈도가 잦아졌다.

이에 이날 국토부는 차량 충전 완료 후 코나EV에서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결함조사 결과 제조 공정성 품질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국토부의 발표 이후 곧바로 제작상의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 조치에 들어갔다.

코나EV에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LG화학은 반면 "국토부가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했다"며 반발했다.

LG화학은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 화재로 이어지지 않아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셀이 화재의 원인이라는 국토부 지적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실제로 코나EV에 LG화학의 배터리셀, 현대차의 배터리관리시스템, 현대모비스의 냉각시스템 등 여러 장치와 시스템이 들어가 있어 화재 원인을 단순히 배터리 문제로 보기만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LG화학이 배터리셀을 만들어서 에이치엘그린파워에 공급하면 에이치엘그린파워에서 배터리팩을 생산한다.

이후 현대모비스에서 에이치엘그린파워의 배터리팩과 현대케피코에서 생산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으로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를 만들어 현대차에 공급한다.

이 중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데 따라 리콜 비용을 둘러싸고 현대차와 LG화학이 갈등을 빚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리콜 대상 차량은 지난 2017년 9월 29일부터 올해 3월 13일까지 제작된 차량 2만5천564대로, 리콜 비용이 조 단위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의 '배터리 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충북 LG화학 오창공장을 찾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회동하며 미래 배터리 기술과 개발 방향을 공유하는 등 배터리업계와의 협력에 공을 들여왔다.

코나EV에 공급되는 배터리팩은 또 LG화학과 현대모비스 합작사인 에이치엘그린파워에서 생산한다.

현대차가 완성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인도네시아 델타마스공단 현지에서는 연초부터 현대차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검토한다는 말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사 CATL이 대규모 연구개발센터 건설에 착수하고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같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 손을 잡으면서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업체 간 협력의 중요성이 더 커진 만큼 양측이 분쟁없이 사태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대차와 LG화학은 모두 "향후 원인 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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