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오는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하게 되면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마켓워치가 8일 보도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민주당이 미국 대통령 선거와 상하 양원을 싹쓸이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민주당이 대통령, 상원, 하원에서 승리할 경우 내년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후보의 임기 내내 공격적인 적자 재정 지출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금리가 제로에 가깝게 유지되더라도 새로운 채권 발행과 더 많은 정부 지출은 미국채 시장에 원투펀치가 될 것으로 진단됐다. 미국채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초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채권매입프로그램에 의해 겨우 억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애곤자산운용의 글로벌 거시전략가인 프랭크 리빈스키는 "한 정당만 있으면 뭔가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은 한때는 희박했던 민주당의 싹쓸이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최근 여론조사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격차를 벌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서는 14%포인트 차이를 보였고, 다른 여러 여론조사에서는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가 이겼던 주요 경합지에서 바이든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우려로 미 국채 가격은 이번주 내내 뒷걸음질하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연 0.77% 언저리에서 머물고 있다.

채권시장의 매도세는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 강화에 따라 주도됐다. 내년뿐만 아니라 향후 몇 년 동안의 정부 지출을 반영하면서다.

미국의 일반 국채와 인플레이션 연동 미국 국채(TIPS)간 수익률 격차를 나타내고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가늠하는 선행지표인 브레이크이븐 레이트(Breakeven Inflation Rate)는 지난달 28일 1.58%에서 1.70%로 되돌려졌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신용·채권 글로벌 대표인 스티븐 오는 "더 강력한 재정 부양책의 망령은 훨씬 더 큰 재정적자와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두 가지를 암시할 것"이라면서 "이런 요인을 종합하면 금리 수준에 강력한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확실한 건 장기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도 재정적자는 크게 확대됐다. 2017~2019년 회계연도의 적자 폭은 24억 달러 이상에 달했다.

민주당의 싹쓸이에 따른 또 다른 위험 요인은 미국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것이다. 장단기 채권 수익률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내년 경기부양책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하지만,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과 채권 수익률 오름세가 다음 달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는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의 압승은 선거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다.

이전에 분석가들은 대선 결과가 선거 당일에 바로 알려지지는 않을 위험을 야기할 것이라고 진단했었다. 팬데믹(대유행)이 코로나 19 감염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을 우편투표로 내몰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패시픽 라이프 펀드 어드바이저리의 자산배분 대표인 맥스 고크만은 "투자자들은 선거 결과가 빨리 나올지 여부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면서 "만약 민주당이 압승하면 선거 당일 밤 일찍 결과를 알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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