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미국의 경기부양책 협상이 지연된 데 따른 관망세 등으로 전날 수준을 중심으로 숨 고르기 혼조세를 보였다. 가장 안전한 자산 가운데 하나인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3주 이내 최저치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했다. 미국의 새로운 경기 부양책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5.99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050엔보다 0.058엔(0.05%)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759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609달러보다 0.00010달러(0.01%)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4.63엔을 기록, 전장 124.69엔보다 0.06엔(0.05%)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9% 하락한 93.590을 기록했다.

엔화와 달러화의 약세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인 엔화와 달러화 수요가 급격하게 소환됐다가 다시 완화되는 등 지난 6일부터 확대됐던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이날 제한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부양책에 대해 널뛰기 행보를 보인 탓에 시장이 관망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대선 때까지 민주당과 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 소식에 한때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외환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하는 등 금융시장은 화들짝 놀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하루 만에 다시 일부 경기 부양책에 대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협상 중단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번복했다.

트럼프는 이날도 일부 부양책과 관련한 민주당과의 생산적인 대화가 시작됐으며, 잘 풀리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틀 전에 이야기가 잘 안 풀려서 대화를 중단했다"면서도 "지금은 잘 풀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일부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하기 시작했으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런 소동 속에 달러-엔 환율은 아시아 장에서 한때 106.10대까지 치솟아 3주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강화됐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도 부양책 협상을 이어나갔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펠로시 의장은 종합적인 부양책 없이 항공사 지원 등을 별도의 법안으로 통과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는 테이블에서 백악관과 대화하고 있으며 대화를 지속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하는 등 포괄적인 부양책 협상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은 민주당이 대통령 선거뿐만 아니라 상·하 양원 등 의회까지 장악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압승하면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풀이됐다. 민주당이 대규모 재정 부양책을 펼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배녹번 글로벌포렉스의 수석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부양책이 타결될지 불확실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민감해진 탓에 시장이 당장은 단기적인 확신이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떻게든 시장을 흔들어 놓을 새로운 뉴스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BD스위스의 리서치 대표인 마샬 기틀러는 "전반적으로 투자자들은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그것이 선거 이후 경기부양책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CBA의 외환 분석가인 조 카푸르소는 "미국의 정치권은 여전히 협상안을 일괄타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만약 그들이 그 문제에 대해 합의한다면 미국 달러화는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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