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고용 회복세가 둔화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정 부양책 불확실성이 커져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0bp 내린 0.764%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0bp 내린 0.14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2bp 떨어진 1.565%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2.9bp에서 이날 61.9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구한 항공사 지원 등의 소규모 부양책 논의가 지속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무산될 수 있다는 경계 속에서 미 국채 값은 상승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부양책 협상을 벌이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종합적인 부양책 없이 항공사 지원 등을 별도 법안으로 통과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 법안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포괄적인 부양책 패키지 협상에 대한 기대는 나타냈다.

재정 부양책 협상 중단이라는 폭탄선언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돌아서 제안한 제한적인 부양책과 관련 투자자들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시하고 있다.

대규모 실업이 지속해 경제 회복 둔화 우려를 키운 지표도 미 국채수익률 하락에 일조했다. 10월 초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84만 명으로,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분석가들은 통상 국채 공급보다 많은 공급이 인위적으로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리지만, 성장 둔화를 가리키는 어떤 지표라도 시장에 리스크 오프를 형성해 국채수익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23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 수요는 약했다. 전일 10년물 입찰에서 탄탄한 수요가 나온 것과 달리 투자자들의 관심이 강하지 않았다. 발행 당시 시장 금리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발행됐고, 응찰률은 2.29배로, 지난달 2.31배보다 낮았다.

최근 국채수익률 상승에 따라 저가 매수하려는 매수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지만, 매도세가 계속된다면 신규 국채 매수를 망설일 수도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큰 표 차로 승리하면 11월 대선 전후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다는 조짐 속에서 최근 미 국채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4개월 이내 최고치 근처를 유지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더 공격적인 재정 지출, 재정 적자가 예상돼 장기물 위주의 신규 국채 물량 부담도 커지게 된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20회계연도의 미국 재정 적자는 3조1천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3배 늘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실업청구자수가 여전히 꽤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희망적인 현 회복 단계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며 "이제 매일 매일 말이 바뀌는 추가적인 부양 대화로 관심이 다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킴 루퍼트 글로벌 채권 분석 매니징 디렉터는 "부양책은 전반적으로 불확실하며 매우 불안한 환경"이라며 "코로나19가 아닌 조항이 너무 많아 펠로시의 광범위한 경기 부양책을 공화당이 지지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거가 너무 임박한 만큼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며 "연준이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데다, 약한 인플레이션을 계속 예상해 국채수익률이 매우 높아지지 않고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삭소뱅크의 알테아 스리토찌 채권 전문가는 "미 재무부가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효과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오늘날 미 국채는 역대 최대의 쥐덫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익률 곡선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예상보다 더 빠르게 가팔라질 운명"이라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미 국채는 대선을 앞두고 트레이딩 기회를 줄 것이며,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이 승리한다면 커브는 평탄해지고, 현직인 트럼프가 이긴다면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삭소의 스틴 자콥센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 대선이 변동성과 위험성을 높이며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정치적 위험"이라며 "두 후보 모두 막대한 자금을 지출하고, 연준에 기대 완화적인 금융시장 여건을 지원할 것이며, 누구도 깊은 개혁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크게 보면 두 후보 모두 미국이 필요로하는 것과 정반대"라며 "여기에는 이번 깊은 경제 위기에 대한 정책 대응, 제로 금리, 무한한 정부와 중앙은행의 지원에 힘입은 불평등, 사회 불안, 시장 부양 광풍이라는 배경이 있다"고 분석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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