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미국의 제재 우려 속에 달러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달러-리라 환율은 이스탄불 오후 거래에서 7.942리라까지 올랐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같은날 달러-리라 환율은 7.9456리라까지 치솟았다.

달러-리라 환율의 상승은 리라화 가치가 달러 대비 하락했다는 의미다. 이날 리라화는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리라화는 지난 8월 말 달러당 7.3466리라에서 현재까지 40일도 안 돼 8%가량 하락했다.

리비아와 나고르노-카라바흐, 동지중해 자원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에 러시아산 S-400 지대공 미사일 구매 등을 둘러싼 불안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미국은 터키가 S-400 미사일 시스템에 대한 시험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에 강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S-400은 터키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입한 러시아제 방공 시스템으로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S-400을 운영할 경우 민감한 군사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미국 국무부는 "터키가 S-400 미사일을 가동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S-400 거래는 양자 관계와 나토, 그리고 잠재적인 제재 위험에 중요한 걸림돌로 남아 있다는 점을 최고 수준으로 압박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 우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상황에서 터키 경제에 더욱 부담을 주고 있다.

터키는 코로나19로 여행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고, 실업은 증가하고 경상 적자가 크게 확대됐으며 인플레이션은 두 자릿수 대에 이른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아가시 데마라이스 디렉터는 "터키가 진퇴양난 상황에 빠졌으며 대내외적으로 약해 보일 것이라는 두려움에 스스로 휘말린 갈등에서 나오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가 이러한 주요 갈등을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라며 "이 때문에 앞으로 (외환시장에) 더 많은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터키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가능성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바이든 행정부는 터키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마라이스 디렉터는 미국이 제재 카드를 꺼내 든다면 터키는 2018년과 같은 금융위기를 다시 겪을 수 있으며 코로나 이후 터키 경제 회복을 꺾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말 리라화 하락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8.25%에서 10.25%로 대폭 인상했지만, 리라화 방어에는 역부족이다.

터키의 지난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5% 증가했다.

터키는 미국의 제재 우려 외에도 동지중해 연안의 천연가스 개발 문제를 두고 그리스·키프로스·프랑스·이탈리아 등 EU 회원국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또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교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할 것을 천명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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