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IBM이 IT 인프라사업부를 분사하기로 결정했지만, 과거 사례로 미뤄볼 때 속도감 있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BM은 지난 8일 IT 인프라 사업부 분사를 발표했다.

해당 사업부는 IBM 매출과 직원의 4분의 1가량을 담당하는 대형부서다. 연간 매출은 190억달러 정도이며 근무 인원은 9만명이다. IBM은 지난해 총매출 771억5천만달러를 올렸으며 근무 인원은 35만2천600명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IBM의 IT 인프라사업부 분사는 최근 몇 년 내 가장 큰 규모의 분사에 해당한다.

모펫네이선슨의 리사 엘리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사 뒤 IBM은 새로운 회사와 거래하는 고객을 통해 20억달러의 추가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분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BM은 이번 분사한 회사가 투자등급을 받도록 12개월에서 14개월에 걸쳐 분리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25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IBM은 예상하고 있다.

이번 분사안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 다음날 바로 하락하긴 했지만 지난 8일 주가는 6%가량 상승했다.

문제는 과거 사례가 말해주듯 분사가 성공적인 결과를 빚어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과거 246개 분사 사례를 연구한 보야르 리서치에 따르면 대부분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분사 첫해에는 괜찮은 결과가 나오지만 5년 뒤에는 3분의 1 정도만 스탠드더앤드푸어스(S&P)500 지수보다 성과가 나았고 모기업들은 분사 5년 뒤에는 성과가 빈약했다.

휴렛팩커드(HP)는 지난 2015년 서버와 기업서비스 사업을 분사해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를 설립했다. 분사 기업은 시장 평균 수익률을 하회했고 매출도 감소했다. 모기업인 HP는 그럭저럭 성장할 수 있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노트북과 가정용 프린터 수요가 늘면서 수혜를 봤다.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는 지난 2014년 페이팔 홀딩스를 분사했다. 양측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해 이베이는 주가가 바래면서 자산을 내다 팔아야 하는 새로운 압력에 부딪혔다. 지난해 이베이는 티켓 거래사이트인 스텁허브를 매각했고 매매·구인구직 광고사업부도 최근 매각했다.

IBM은 개인용 컴퓨터 사업의 선구자이지만 델과 같은 경쟁자들의 압력에 부딪히자 지난 2005년 해당 사업부를 중국의 레노버에 12억5천만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지난 2015년에는 반도체 제조사업을 글로벌 파운드리스에 매각했다.

엘리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사에 대해 "좋은 결별"이라며 "이행하는 것은 고통스럽고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두 사업체가 결별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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