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주가연계증권(ELS) 조기 상환 확대와 증시 활황으로 재무 건전성 개선과 양호한 실적을 동시에 달성할 전망이다.

다만 3분기 증시 상승세 둔화와 시장 금리 반등으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카카오뱅크 지분 가치를 과도하게 반영할 경우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비상장사인 한투증권은 상장사인 한국금융지주의 주력 자회사다.

13일 연합인포맥스 실적 컨센서스(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증권사들이 전망한 한국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2천11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당기순이익 2천257억원에 비해 6.25% 줄어든 수치다. 직전 분기 3천843억원 대비로는 44.94% 감소할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한투증권의 지배 주주인 한국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이 2천691억원일 것이라며 기존 제시했던 2천309억원보다 16.5%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일평균 주식 거래 대금이 27조9천억원으로 2분기 21조8천억원 대비 28.1% 증가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여전히 호조"라며 "3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1천5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뱅 가치와 ELS 조기상환 털기

또 주요한 체크 사항은 카카오뱅크 지분 33.5%의 가치 이슈다.

9월 들어 한국금융 주가가 증권업종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데에는 카카오뱅크의 실적 개선과 기업공개(IPO) 기대에 따른 한투증권의 IB 수익 기대 때문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투증권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은 기업가치에 어떤 형태로든 플러스 알파(α)로 나타날 전망"이라며 "여기에 향후 카카오뱅크 IPO시 시장 가격에 따라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율 하락만큼 지분법 처분 이익이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투증권의 2분기 IB 관련 수익은 1천95억원에 달하며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 수수료 73억원이 3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와 관련해 리스크도 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뱅크 지분 가치를 과도하게 반영할 경우 한국금융의 주가 급락 가능성이 있다"며 "여전히 예대 차익 중심의 카카오뱅크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려면 중개형 모델과 같은 금융업 고유의 위험을 낮춘 비즈니스 모델의 확립이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분기 재무건전성과 실적에 위험요소였던 ELS가 지난 7∼8월 증시 상승폭 확대에 따라 조기 상환되고 있는 점은 3분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투증권 ELS 발행 기초 지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유로스탁스50 지수가 최근 3,200포인트대에서 움직이며 일부 조기상환이 이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기업평가,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투증권의 ELS 발행 잔액(외화 포함)은 공·사모 합쳐 6조3천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사태 이후 증권사들의 ELS 발행 잔액이 감소한 가운데 한투증권의 경우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두 번째로 미상환 잔액이 많다.

한투증권은 3분기 들어 ELS 미상환 잔액을 줄이는 데 주력했고 신규 물량에 대해선 자체헤지 대신 백투백으로만 발행하는 등 위기 대응 확대를 위해 운용 전략을 수정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ELS 자체 헤지 이슈는 6월에 대부분 마무리됐고 세계적 증시와 국내 증시가 5∼6월 정상화되면서 증거금 납부를 위한 유동성 문제도 해결됐다"며 "ELS와 관련해선 3분기에만 약 2천300억원이 조기상환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기존 발행한 자체 헤지물량은 3분기 들어 상당 부분 상환됐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파생 결합 증권 헤지 운용 전략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과거 적극적인 자체 헤지를 통해 높은 트레이딩 성과를 보였으나 1분기 증시 급락 구간에서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면서 2분기부터 신규 물량은 백투백 헤지로만 발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자체헤지 파생결합증권·우발채무 주시…"건전성 개선"

보수적인 신용평가사들은 여전히 자체 헤지 파생결합증권과 관련한 재무 부담과 유동성 위험을 주시하고 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 9월 스페셜 리포트에서 "대형사 평균적으로 자본 대비 자체헤지 ELS의 비중은 60%, 자체헤지 DLS의 비중은 10% 상당"이라며 "삼성과 한투는 자본 대비 자체헤지 ELS 비중이 각각 133%, 91%로 ELS 관련 위험에 상대적으로 크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투증권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파생결합증권 자체헤지 관련 유동성 및 손실 위험을 포함해 2016년 이후 빠르게 늘어난 우발채무의 자산건전성, 발행어음 사업 확대로 단기화된 자금조달 구조 등을 꼽은 바 있다.

김기필 나이스신평 금융평가1실장은 한투증권에 대해 "등급 변동 검토 요인 중 하향 조정 요인으로는 경쟁심화 등으로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5%를 지속적으로 하회하는 점"이라며 "또 우발채무 등 총위험액 증가에 따른 재무안정성 큰 폭 저하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발채무란 현재 채무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부동산 경기 저하 등 돌발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큰 금액으로 한투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는 상반기 말 74.4%(3조8천229억원)를 나타냈다. 지난해 6월에는 94.7%(4조3천228억원)까지도 오른 바 있다.

다른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은 KB증권이 90.7%, 삼성증권이 89.3% 수준이다.

또 코로나19발 확산 이후 해외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미매각 부동산과 관련한 익스포져도 주목할 문제다.

현재 한투증권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 1조7천958억원 중 미매각 부동산은 지난 2월까지 7천818억원이었으나 이후 대부분 재매각에 성공한 상황이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미매각 부동산의 경우 2월 이후 대부분 셀다운돼 지금은 800억 원 정도가 남았고 현재 미매각분에 대한 물건에 대한 투자자도 세팅돼 있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순자본비율(NCR)은 2분기 들어 큰 폭으로 올라, 타사 수준을 회복하거나 웃돌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투증권의 NCR은 1분기 말 901.28%까지 내려섰으나 2분기 1,151.65%까지 오르면서 250.37%포인트 상승했다.

한투증권이 지난 6월 말 자본 확충을 위한 4천억 원 후순위채 발행 당시 예상했던 1,199.29%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인 500%의 두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투자 NCR 비율이 지난 3월 1,083.75%에서 1,168.18%로 상승했고 삼성증권이 1,093.5%에서 1,275.37%로, 미래에셋대우가 1,925.75%에서 2,112.88% 상승한 데 비해 높은 상승 폭이다.

하지만 유동성 자산과 부채간 비율을 보여주는 비율은 여전히 타사보다 낮다. 한투증권의 지난 6월말 기준 3개월 유동성 비율은 119.39%를 나타냈다. NH증권의 경우 145.51%,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각각 136.52%, 126.5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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