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주요 유통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올 3분기까지 매출이 2조원 이상 줄어들고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반년 만에 초토화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7조3천20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조1천999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3사 매출이 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신장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신세계는 올 3분기까지 120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5% 가량씩 감소한 1천272억원, 617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유통 대기업들은 올 2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매 분기 충격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2천967억원)보다 81% 급감했고, 신세계는 사상 첫 분기 적자를 냈다.

현대백화점도 영업이익이 80% 이상 급감한 149억원에 그쳤다.

수년간 유통 산업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몰로 넘어가는 추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급격한 소비 패턴 변화를 불려 일으켰다.

고객들이 다중이용시설을 꺼린 데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점포 문을 수시로 닫자 40대 이상의 시니어세대까지 비대면 소비에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유통산업의 주도권이 완전히 온라인 시장으로 넘어간 모양새다.

여기에 유통 대기업들이 영위하는 면세점·호텔 사업 등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한순간에 고꾸라졌다.

올 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이 강화되면서 하반기 반등을 노리던 계획도 수포가 되었다.

올 3분기부터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올 연말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금이 소요되고, 구조조정 성과도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당초 3~5년에 걸쳐 200여개 매장을 정리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을 앞당겨 연내 121개 매장을 닫는다.

증권업계는 폐점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과 온라인 플랫폼 전환에 따른 조단위 투자금 등을 감안해 롯데쇼핑의 올해와 내년 이익 추정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상태다.

신세계는 면세와 호텔사업 정상화가 언제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5조원 규모의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 투자, 이마트의 온라인몰 투자 확대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신규점 오픈 등을 잇따라 앞두고 있어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 역시 올해 들어서만 화장품 관련 기업 2곳을 인수하는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그룹 전반의 수익성이 하락한 상황에서 자금 소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부담을 꾸준히 완화하고 있지만, 자산가치 하락 등으로 그 효과도 점점 반감되는 분위기"라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재무지표 하락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막대한 투자금을 들여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이커머스 공룡들이 이미 선점한 시장에서 얼마나 선방할지 불투명하다"면서 "1~2년 내 실적 회복 모멘텀을 마련할 정도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유통 대기업들도 몰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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