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생명보험업계 이자수익 비중이 감소하고 처분이익 비중이 증가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손익구조 변화로 손익 변동성이 커지고 이차 역마진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 투자수익에서 이자수익이 차지한 비중은 2017년 78%, 2018년 78%, 2019년 74%, 올 1분기 6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처분이익(금융자산+부동산) 비중은 9%, 7%, 10%, 20%를 나타냈다.

배당수익 비중은 10%, 11%, 13%, 14%다. 기타 비중은 3%, 4%, 4%, 4%다.

투자수익에서 비용은 고려되지 않았다. 외환과 파생 관련 이익도 제외됐다. 2018년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익은 일회성이라 빠졌다.

시장참가자는 처분손익 증가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험사가 자산 듀레이션을 관리하기 위해 잔존만기가 짧은 채권을 매각하고 장기채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처분손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환헤지 여건에 따라 국내외 채권 교체매매를 할 때도 처분손익이 나타난다. 향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될 때도 보험사는 채권을 처분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산 듀레이션 관리 차원을 넘어 단기손익을 제고하기 위해 금융자산을 처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생명보험사는 이자수익 감소분을 처분이익과 배당수익 등으로 충당한다"며 "비이자수익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손익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이라고 판단했다.

채권 등 금리부자산 처분이 이차 역마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차 역마진이 나빠지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저금리 기조에서 고금리 채권을 매도하면 금리부자산 보유 이원이 감소한다. 이에 따라 역마진이 확대된다.

금융자산 처분 등으로 공시기준이율이 상승하면 부채 부담금리가 오른다. 이 또한 역마진 확대 재료다.

전문가는 생보사가 이차 스프레드를 관리하기 위해 이자수익을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송미정 책임연구원은 "초저금리 국면이 지속하면서 이자수익 기여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부채 부담이자를 커버하기 위해 이자수익을 확보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매각을 늘려 처분이익을 내고 낮은 수익률의 채권을 매입하면 이차 역마진이 빠르게 확대된다"며 "대형 3사에서 그 영향이 더 크다"고 했다.

실제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3사가 금리부자산의 5%를 교체해 재투자한다고 가정하면 2022년 역마진 스프레드(이자수익률-부리이율)는 평균 139bp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재투자 수익률은 상반기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에 100bp를 더한 값이다.

보유자산의 20%를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역마진 스프레드는 평균 150bp로 확대된다.

대규모 채권매각 이후 신규투자수익률이 낮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역마진 스프레드는 평균 178bp가 된다.

이때 재투자 수익률은 상반기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에 50bp를 더한 값으로 가정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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