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올해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지난주 일단락된 가운데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다시 내려가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금리가 오는 22일부터 연 1.5%에서 연 1.3%로 인하된다.

앞서 JT저축은행도 비대면으로 판매하는 정기예금과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각각 0.45%포인트 떨어뜨렸다. 지난달에만 3차례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는데, 예정보다 가파르게 수신액이 증가하면서 일부 수신상품 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조정한 시기는 IPO 일정과 맞물린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저축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줄이어 인상하는 모습을 보였다.

SBI저축은행도 지난달에만 두차례에 걸쳐 정기예금 금리를 0.3%포인트 높은 1.9%까지 올렸다. OK저축은행은 1.50%에서 1.90%로 예금금리를 인상했다. 웰컴저축은행도 예금금리를 1.8%~1.9%로 조정했다.

공모주 청약을 거듭할 때마다 유출되는 자금을 잡기 위해서다. 지난 7월 SK바이오팜 공모 청약에서 31조원, 9월 카카오게임즈 청약에서 58조5천억원 증거금이 몰린 데 이어 빅히트에도 58조4천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문제는 공모 청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은행 예금을 깨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은 110%로 유지해야 하는 예금잔액 대비 대출비율을 일시적으로 맞추기 어렵게 되기 때문에, 지난 5~6일 예정된 빅히트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일제히 금리를 끌어올렸다.

빅히트 일반 공모주 청약을 마지막으로 올해 대어급 IPO가 마무리되자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에 시동을 걸고 있다. 빠졌던 자금이 대거 돌아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빅히트 일반 공모주 청약에 몰렸던 증거금은 청약자금 등 공모금액 1천925억원을 제외한 58조2천억원이 환불됐다. 그중에서 26조원가량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나 투자자예탁금으로 남았다. 즉 30조원가량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예금으로 다시 돌아갔을 가능성이 높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빅히트 공모 청약 이후 환불된 증거금은 현재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그대로 정기예금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신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SBI저축은행을 필두로 다른 저축은행도 연달아 예금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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