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에 대한 3주 이내 최저치 수준에서 강세로 급반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강화된 데다 미국의 새로운 경기 부양책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다. 특히 가파른 강세를 보였던 위안화가 6.7위안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달러에 대해 약세로 돌아섰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5.49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350엔보다 0.142엔(0.13%)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749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129달러보다 0.00639달러(0.54%)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3.89엔을 기록, 전장 124.43엔보다 0.54엔(0.43%)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50% 상승한 93.507을 기록했다.

달러화 약세 기조를 강화했던 이른바 '바이든 트레이드'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동안 달러화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약세 흐름을 강화했다. 바이든 후보 측이 팬데믹(대유행)으로 충격을 받은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승리는 외국인 투자 차원에서도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풀이됐다. 법인세를 인상하겠다는 그의 공약으로 미국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 투자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서다.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 같은 안전 통화에 대해서도 달러화는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뚜렷한 견해 차이를 보이며 경기 부양책이 교착 상태로 접어들면서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멈췄다. 공화당 소속인 미치 매코널 상원 의장은 제한적 표결을 통해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백악관의 경기 부양책이 충분하지 못하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코로나19 2차 유행의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도 달러화 강세에 한몫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임상 참가자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발병으로 임상 시험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던 일라이릴리도 항체 치료제 임상시험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화에 대해 17주 이내 최고의 강세를 보였던 위안화는 6.7위안 수준으로 복귀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추가 절상에 대해 불편한 의중을 내보이면서다. 인민은행은 이번 주부터 은행의 선물환매도업무에 적용하는 외환 위험준비금을 20%에서 0%로 내리는 등 위안화 매도 유인을 강화했다.

상품 통화 가운데 하나인 호주 달러화는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관계가 악화한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영국 파운드화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발표한 코로나19의 새로운 규제에 따른 경제적 압박에 대한 우려 등으로 1.30달러 선을 지키지 못했다. 영국은 코로나19 일일 신규 사망자가 다시 100명을 넘어서는 2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운드화는 전날보다 0.96%나 하락한 1.2940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에는 부합했지만, 둔화세를 이어갔다.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와 같은 전월 대비 0.2% 올랐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6~7월 연속 전월 대비 0.6% 올랐다가 8월에 0.4% 상승하는 등 최근 상승 폭이 다소 줄어들고 있다.

웰스파고의 외환 전략가인 에릭 넬슨은 "선거 전에 어떤 부양책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시장 참가자들에게 점점 뚜렷하게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이 경기부양책이나 백신을 연말까지 가격에 완전하게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한 기대에 좀 더 긍정적으로 경도됐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미토모 미쓰이은행의 이시바시 마사로는 "지난 며칠간 달러화, 특히 위안화와 멕시코 페소화, 캐나다 달러화 등 트럼프 밑에서 피해를 본 통화에 대해 달러화를 매도하는 이른바 '바이든 트레이드'가 뜨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약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트레이드를 일단 청산하는 게 이치에 맞을지도 모른다"고 풀이했다.

웨스트팩의 금융시장 전략 헤드인 롭 레니는 "긍정적인 위험 선호심리에도 호주 달러화는 중국의 제철 및 발전용 석탄 수입이 금지됐다는 추가적인 징후로 꽤 많이 제한된 듯하다"면서 "지난해 호주의 발전용 석탄 수출의 22%와 제철용 석탄 수출의 28%를 중국이 차지했다"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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