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가파르게 하락 흐름을 보이는 달러-원 환율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관련 언급을 하면서 시장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이 총재가 언급한 환율 디커플링과 실질실효환율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15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이 총재는 전일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에 관련된 언급을 내놓았다.

우선 이 총재는 최근의 원화 강세에 대해 디커플링 해소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이 총재는 "7월 이후 미 달러가 급락하고 위안화가 크게 절상되는 가운데 달러-원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하락했다"며 "9월 중순 이후 원

화 강세가 빨라졌는데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그간 디커플링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한 달간 원화의 달러 대비 절상 폭은 주요 통화 중 가장 컸다.

달러-원 환율이 본격적으로 박스권을 탈피한 지난달 15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간 원화는 달러화 대비 약 2.89% 절상됐다. 같은 기간 위안화의 절상 폭은 0.96%로 원화 대비 절상 폭이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총재의 발언대로 시계를 넓혀 보면 원화의 최근 가파른 강세는 위안화 따라잡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달러화 약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7월 1일부터 현재까지 원화와 위안화는 달러 대비 각각 5.01%, 5.28% 절상되며 비슷한 수준의 절상 폭을 보였다.





<지난 1달간 달러화 대비 주요 통화 절상 폭, 출처:연합인포맥스>







<지난 7월 이후 달러화 대비 주요 통화 절상 폭, 출처: 연합인포맥스>

한편 이 총재는 최근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악영향에 대해서는 수출 영향은 과거보다는 크지 않다면서 달러-원 환율이 하락했음에도 실질 실효 환율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달러-원 환율이 최근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환율 하락으로 수출 여건이 크게 나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에 비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지는지 나타내는 환율인 실질실효환율을 고려해 보면 달러-원 환율의 낙폭이 비교적 크지는 않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세계 60개국 대비 우리나라의 실질실효환율(REER)은 103~105선에서 움직이면서 지난 5년간의 실질실효환율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실질실효환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기준 년도인 2010년 대비 원화의 가치가 오히려 떨어졌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실질실효환율 추이, 출처: BIS>

한 시장 참가자는 "BIS 실질실효환율을 보면 원화 가치는 2018년 이후 계속 하락세다"며 "다른 위안화 블록 통화랑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정도의 환율 하락은 아닌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달러-원 환율이 급격하게 레벨을 높인 것이지, 지난 10년 간 달러-원 환율의 평균치가 1,125원 부근이다"며 "현재 원화가 고평가되었냐는 질문을 생각해 보면 크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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