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재소환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이 현실이 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미국의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도 썰물처럼 사라지고 있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5.44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120엔보다 0.322엔(0.31%)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04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518달러보다 0.00470달러(0.40%)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3.41엔을 기록, 전장 123.51엔보다 0.10엔(0.0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8% 상승한 93.811을 기록했다.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가 귀환했다. 코로나 19가 2차 유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엔화도 전날 달러화에 대해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가 되돌려졌다.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가파른 강세를 보였다. 그만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큰 것으로 풀이됐다.

프랑스는 파리 등 6개 주요 도시에 통금을 도입하는 등 제한적 봉쇄 조치를 강화했다. 오는 17일부터 파리와 리옹 등을 포함한 주요 대도시는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이 금지된다.

영국도 16일부터 수도 런던 시민들은 이번 주말부터 다른 가구 구성원과 실내에서 만남이 금지되는 등 경보 단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이날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상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패널에서 "금리부터 포워드가이던스, 자산 구매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많은 무기가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는 썰물처럼 밀려나고 있다. 백악관과 민주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도 대선 전에 민주당과 부양책 협상을 타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전날에 이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과 부양책의 규모뿐만 아니라 정책 내용 관련해서도 이견이 남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므누신 장관과 펠로시 의장은 이날도 전화 통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국의 경기 부양책의 타결 지연은 지난 몇 주 동안 달러화를 지지한 요인이었다.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강화하면서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지난 10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5만3천 명 늘어난 89만8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하는 등 3주 만에 다시 늘어나 90만 명에 육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83만 명보다 많았다.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전월 17.0에서 10.5로 하락했지만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월 15.0에서 32.3으로 상승하는 등 제조업 경기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이날로 협상 마감 시한이 다가온 브렉시트(Brexit) 협상은 파국을 면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영국과 무역 협상을 향후 몇 주간 계속하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작된 이틀 일정의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준비 작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EU 정상회의가 시작되는 이 날을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파운드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0.99%나 하락한 1.29002달러를 기록했다.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와 코로나 19의 2차 유행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글로발트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케이스 뷰캐넌은 "(미국 경기부양책)협상에서 역할을 해야 할 당사자들 사이에는 아직 상당한 거리가 있고 타결이 늦어지기보다는 빨라질 것이라는 시장의 가정도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큰 진전이 없고 그런 도전은 매일 점점 명백해지고 있다"면서"단지 우리가 그런 도전을 보지 않고 있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스탠더드뱅크의 G-10 전략 헤드인 스티브 배로우는 "우리의 견해로는 바이든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투자자들은 그 결과의 즉각적인 여파와 장기적 측면에서 달러 약세에 대비한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승리하면 감세 공약과 안전자산 수요 등으로 처음에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전반부 임기를 특징짓는 분쟁적인 국제정치를 더 우려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그런 시나리오에서도 달러화 강세가 지속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오히려 트럼프 집권 2기에 달러화가 훨씬 약해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추세는 달러화가 어느 쪽이든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OCBC은행의 전략가인 테렌스 우는 "미국 선거에 접근할 때 달러화에 대한 지지를 일정 부분 제공하는 등 좀 더 방어적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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