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당시 일본과 일부 요인이 비슷하지만, 물가와 수출 점유율 추이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한은은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의 장기침체를 촉발한 자산 가격 급락이 없었고 물가 상황도 디플레이션은 아니며 세계시장에서의 수출점유율도 대체로 유지되고 있는 점이 주된 차이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상품 점유율은 지난 2019년 기준 2.9%를 나타냈다. 2010년 3.1%와 2018년 3.1%에 비하면 일본과 비교해 감소세가 가파르지 않다. 일본 같은 경우 1995년 8.6%에서 2000년 7.5%, 2005년 5.7%로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한은은 일본의 장기 침체 요인으로 인구 고령화와 자산가격 급락, 디플레이션 발생, 수출경쟁력 저하 등을 들었다.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노동투입량이 줄었고, 내수 위축과 인적 자본 약화로 이어져 성장잠재력을 끌어내렸다는 이야기다. 일본의 생산연령인구는 1995년 정점에 도달한 이후 감소세를 나타냈다.

자산 가격 급락은 가계와 기업의 디레버리징을 촉발하면서 소비와 투자를 크게 위축시켰다. 자산 가격 급락에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자 소비자의 가격하락 기대가 커져 소비가 줄고 물가가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수출이 원가 경쟁력 하락, 신흥국의 기술력 제고에 부진해진 점도 경기 침체의 원인으로 한은은 언급했다.

한은은 "일본의 경우 경제구조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개혁을 적기에 실행하지 못해 장기침체를 초래했다"며 "우리나라가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제고 및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일부 차이가 있지만, 낮아지는 잠재성장률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이 작년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은 2.5~2.6%다. 지난 2001~2005년(5.0~5.2%)에서 크게 낮아졌다.

한은은 "현재 코로나19에 따른 경제구조 변화 가속화로 잠재성장률이 크게 변동했을 가능성이 있어 이를 감안한 재추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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