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KB증권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높은 주식거래대금과 안정적인 기업금융(IB) 부문 수익으로 3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IB 사업부문 확대 과정에서의 대출금 증가로 인한 익스포져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대표 이사 중징계 등 평판 리스크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19일 KB금융 업무보고서 및 한국신용평가사 자료에 따르면 KB증권의 신용위험액은 상반기 말 7천249억원으로 지난해 말 6천895억원보다 늘어나 자본 적정성 지표가 하락했다.

여신성 익스포져와 부동산 투자 증가 영향으로 총위험액은 지난해 말 1조5천61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7천466억원으로 6개월 만에 11.8%가량 늘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로 셀다운(재판매)이 필요하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국내에서 재판매가 쉽지 않은 점도 리스크로 상존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KB증권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 1조4천140억원 중 재매각액은 5천90억원으로 나머지 9천50억원은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IB 쪽 미매각은 5천315억원으로 추산된다.

미매각 물량에서도 지난해 말 인수한 삼성전자 유럽 본사 건물 등 7건에 해당하는 581억은 만기 시까지 보유하는 장기 투자용 부동산으로 셀다운 대상이 아니며 또 6건 2천428억원은 셀다운 기간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따라서 순수하게 미매각으로 볼 수 있는 자산은 아일랜드 더블린 페이스북 사옥 등 4건에 해당하는 2천306억원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미매각으로 인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물량은 IB 쪽에 국한돼 있고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자기자본투자(PI)로 보유하고 있는 것과는 구별된다"며 "IB 해외 대체 자산 북에서 페이스북 사옥의 경우 미매각 자산이지만 문제없이 예상 수익률을 달성해 장기 임차를 해도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해외 증시 급등락으로 인한 마진콜 사태에서 확인된 만큼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관련 리스크와 신용공여형 우발채무의 현실화 부담도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KB증권의 ELS 발행 잔액(외화 포함)은 지난달 말 기준 공·사모 합쳐 약 6조5천억원 수준이다. KB증권의 ELS 자체 헤지 비중은 40% 후반대다.

KB증권의 상반기까지 우발부채 규모는 4조4천억원으로 자기자본 4조8천168억원 대비 90.7%에 달한다.

비중으로 보면 삼성증권의 89.3% 수준보단 높으나 한국투자증권의 94.7%보다는 낮다.

유동성 공여 성격의 매입보장약정 1조1천억원과 신용공여성 약정 3조3천억원으로 구성됐다.

라임펀드 부실 사태 이후 최고경영자(CEO) 징계 등 평판 리스크도 남아 있다.

지난 7일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박정림 KB증권 대표 이사를 포함한 관련 증권사 CEO들에게 '직무정지'를 염두에 둔 중징계를 통보한 바 있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은 KB증권에 대해 "회사의 수익성 추이와 리스크 관리 강화, 우발채무 현실화 등에 따른 재무 안정성 추이와 함께 회사가 판매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펀드와 관련한 평판 저하 가능성 및 수익성에 미칠 영향 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IB 부문에서 10년 연속으로 채권자본시장(DCM) 1위를 달성한 데다 건전성 개선과 양호한 실적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금융 관련 보수적 영업정책으로 관련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나 ECM·DCM 부문의 경쟁력이 우수하고 해외 대체투자 및 기업 대출 규모 또한 확대 추세"라며 "IB 수익 기반의 성장으로 기간별 이익 변동성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KB증권의 3분기 실적이 1천238억원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며 당기 순이익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KB증권은 지난 2분기 증시 회복으로 1천5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1분기 만에 적자에서 흑자 전환한 바 있다.

또 순자본비율 등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도 긍정적이다.

신용 위험액은 늘었으나, 전반적인 자본 완충력이 우수해 고위험 익스포져에 대해 감내 가능하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판단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KB증권의 순자본비율은 1천62.14%로,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 1분기 897%에서 무려 164%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순자본비율의 규제 지표는 1천% 이상이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에 판매한 호주 부동산 펀드에서 현지 운용사의 대출계약 위반행위로 고객 상품에 손해가 발생한 점은 모니터링할 사안이다.

개인과 법인에 판매한 특정금전신탁은 전액 손실 보상한 상태이며, 기관 판매분에 대해서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

김영훈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나, 상품판매 관련한 내부통제의 미흡함, 평판 저하 등은 사업 안정성에 부담 요소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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