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소비 관련 지표 호조에도 애플 등 주요 기술주 주가가 부진해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예상을 훌쩍 웃돈 소매판매, 개선된 소비자 심리에 경제 회복 기대가 커져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안전자산 선호가 여전한 데도 전날 강세에 따른 되돌림으로 약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로 하락했다.

실업 급여 추가 지원 등 부양책의 종료로 소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소비의 탄탄한 회복세는 유지됐다.

미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소매판매는 다섯 달 연속 증가했고, 지난 8월의 0.6% 증가보다 상승 폭이 대폭 확대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 0.7% 증가도 훌쩍 넘어섰다.

소비자 심리 지표도 양호했다.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81.2로, 전월 확정치인 80.4에서 상승했다. 시장의 전망 80.5도 웃돌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6%(계절 조정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4월 이후 다섯 달 만에 다시 하락했다. 시장 예상 0.5% 증가에 한참 못 미쳤다.

화이자는 오는 11월 셋째 주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르면 10월에 나올 수 있다는 당초 기대보다는 늦춰진 시간표지만, 최근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의 임상 중단 등으로 조성된 불안감을 달랠 수 있는 소식이다.

미국의 부양책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상황도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2.11포인트(0.39%) 상승한 28,606.3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47포인트(0.01%) 오른 3,483.81에 장을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32포인트(0.36%) 하락한 11,671.56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07% 올랐다. S&P 500 지수는 0.19%, 나스닥은 0.79% 상승했다.

시장은 미국의 주요 지표와 부양책 협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소비 지표가 양호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되살렸지만, 실망스러운 지표도 나왔다.

화이자가 11월 셋째 주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는 등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도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미국의 부양책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다만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다소 회복된 상황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의 대변인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전일 펠로시 의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코로나19 검사 계획과 관련해 사소한 수정만 가하는 형태로 민주당 방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코로나19 검사 문제는 민주당이 백악관과 견해차가 크다고 강조해온 분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부양책 규모를 기존에 제시한 1조8천억 달러보다 증액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여당인 공화당에서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여전한 등 협상 타결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점도 부담이다.

유럽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영국과 프랑스 등 각국이 봉쇄 조치를 속속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6만명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누적 확진자는 800만 명을 넘어섰다. 일부 주에서는 사상 최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 비교적 큰 폭 올랐지만, 악화하는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장 후반 상승 폭을 줄였다.

여기에 애플 등 주요 기술기업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낸 점도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줬다. 나스닥은 결국 하락 마감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화이자 주가가 3.8%가량 올랐다. 애플 주가는 1.4% 내렸다. 아마존은 2%가량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28% 하락했다. 산업주는 0.71% 올랐다. 에너지는 2.3% 내렸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소매판매 지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상황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전략가는 "정말로 강한 수치"라면서도 "이것이 마지막 환호가 될 수 있다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 시장이 약화하고, 새로운 부양책이 지연되고 있어 향후에는 소비 증가세가 둔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63% 상승한 27.4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4bp 오른 0.744%를 기록했다. 이번주 3.2bp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2bp 상승한 0.14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상승한 1.528%를 나타냈다. 2년 국채수익률은 주간으로 1.0bp 올랐지만, 30년은 4.5bp 내렸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8.9bp에서 이날 60.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경제의 주요 동력인 소비가 예상보다 훨씬 좋아 미 국채수익률은 장초반 낙폭을 회복했고, 소비자 심리도 개선세를 뒷받침해 상승폭을 확대했다.

정부의 추가 부양책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도 소비는 호조세를 유지했다.

9월 소매판매는 1.9% 늘어나 0.7% 증가를 예상했던 월가 전망치를 훌쩍 웃돌았다. 10월 초 미국 소비자 신뢰도는 향후 경기 개선 기대가 현재 여건 평가를 앞지르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백신과 치료제 개발 차질, 재정 부양책 교착 상태, 다가오는 대선 불확실성 등 언제든 미 국채수익률을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은 많다. 또 이날 발표된 9월 산업생산 예상과 다르게 감소해 제조업 회복세가 4분기 접어들면서 둔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10년 국채수익률은 장중 0.757%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 4월 이후 형성된 0.50~0.80%의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6월 초 잠깐 0.96%로 레인지를 잠깐 깨기도 했다.

국채수익률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수년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고, 국채와 모기지증권을 계속 대규모 사들여 역사적 저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머즈 채권 리서치 대표는 "경제는 점차 개선되지만, 회복 속도는 완만하고 앞으로도 완만할 것 같다"며 "장기 국채수익률이 단기적으로 상당 기간 크게 오를 수 없는 많은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계속 하방 압력을 받고 있어 인플레이션 기대도 완만하다.

향후 10년 동안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10년 BER(breakeven rate) 1.70%포인트에 근접하고 있다. 3월에는 0.5%포인트, 2월에는 1.65%포인트를 기록했다.

유럽에서 사상 최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유럽 국채시장은 랠리를 보였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안전피난처 자산인 국채 매수를 자극했다. 독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9bp 내린 -0.622%를 기록했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 투자 전략가는 "수백만 미국인들의 실업급여가 만료됐는데도, 소매판매 수치는 소비자 탱크에 여전히 연료가 남아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ING의 앙투안 부베트 선임 금리 전략가는 "지난 며칠간 미 시장금리는 상당히 더 낮게 움직여야 한다는 압력에 저항해 왔다"며 "미국과 독일의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붕괴를 초래한 위기 이후 최고치인데, 명백하게 미국의 중기 회복 스토리가 유로존보다 훨씬 잘 버티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소매판매 지표는 4분기 경제 모멘텀이 예상보다 컸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가을로 향하는 모멘텀은 괜찮지만, 유럽 사태가 바이러스 확진자가 얼마나 빨리 다시 늘어날 수 있는지, 미국 경기 회복을 저해할 수 있는지 상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어 너무 흥분하는 것을 경계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추가 지원은 재정 부양책만큼 효과적이지 않다"며 "겨울 코로나19 재발이 경제와 소기업을 짓누르는 시나리오에서 재정 부양보다 더 효율적인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고, 당분간 대체로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위기 동안 물가 기대는 급격히 떨어진 반면 전례 없는 공급, 수요, 통화와 재정 정책으로 올랐는데, 이 두 가지가 상쇄되면서 중기적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당한 상승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5.39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442엔보다 0.043엔(0.04%)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18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048달러보다 0.00138달러(0.12%)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3.51엔을 기록, 전장 123.41엔보다 0.10엔(0.08%)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3% 하락한 93.689를 기록했다. 주간 단위로는 0.69% 올랐다.

달러화는 전날 가파른 강세를 보인 데 따른 숨 고르기 차원에서 약세로 되돌려졌다.

코로나19의 2차 유행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프랑스는 주말부터 파리 등 6개 주요 도시에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금을 도입하는 등 제한적 봉쇄 조치를 강화했다.

영국도 이날부터 수도 런던 시민들이 다른 가구 구성원과 실내에서 만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경보 단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도 중서부를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9월 소매판매는 월가의 예상치인 0.7%의 두배 이상인 1.9%를 기록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다시 자극하며 달러화 약세폭을 제한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영국과의 미래관계 협상이 예정대로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언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협상 중단과 노딜 브렉시트가 가능하다는 경고를 내놓은 이후 나왔다.

존슨 총리는 "EU의 근본적인 접근법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노딜 브렉시트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는 다시 6.7위안을 아래로 뚫는 등 강세 흐름을 재개했다.

중국이 내수를 중심으로 견조한 경제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피어스는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율이 예상보다 강한 1.9%나 되면서 4분기 경기가 예상보다 더 큰 탄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강화된 여름철 실업급여의 종료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배치되는 결과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4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 4%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서둘러 수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외환분석가인 에스더 라이힐트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점이 외환시장에서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팬데믹이 초래한 경제적 난제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모든 경제와 각각의 통화들이 승자가 될 것이다"면서도 "그때까지 외환시장은 리스크 고려가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ANZ은행의 분석가인 수전 킬스비와 데이비드 크로이는 "시장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로 경제활동이 둔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럽 전역에서 악화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어 경기회복 모멘텀에 큰 타격이 되고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악시코프의 전략가인 스티븐 이네스는 "위안화가 강력한 강세 채널에 진입해 달러 위안화 역외 환율이 엄청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8달러(0.2%) 하락한 40.8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0.7%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주요 경제 지표, 산유국의 감산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원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3월의 첫 정점 때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영국 등 각국에서 봉쇄 조치가 다시 강화되는 중이다.

미국에서도 하루 확진자가 6만명 선을 넘어서고, 일부 주는 사상 최대 확진자가 보고되는 등 상황이 악화하는 중이다.

이는 이동을 제한하고, 결국 원유 수요를 떨어뜨린다.

미국의 원유 채굴 장비 수가 증가세를 이어간 점도 유가에 부담을 줬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205개로 이전 주보다 12개 늘었다.

원유 채굴 장비는 4주 연속 증가했다. 이는 향후 산유량 증가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유가는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 정책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으로 낙폭이 제한됐다.

OPEC+는 내년 현재 하루평균 770만 배럴인 감산 규모를 570만 배럴로 줄일 계획이지만, 최근에는 이를 연기할 수 있는 전망이 속속 나온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OPEC+는 다음 주 월요일에 장관급 공동감시위원회(JMMC)를 열 예정이다.

당장 감산 정책 관련한 변화가 있지는 않겠지만, 상황이 악화할 경우 대응할 수 있다는 더 적극적인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9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1.9% 늘어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점도 유가 하락을 제한했다.

지표 호조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모처럼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불안 속에 OPEC+가 내놓은 진단에 주목하고 있다.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로드리게스 마수이 수석 원유시장 연구원은 "산유국이 합의를 준수하지 않는 일부 회원국에 대한 추가 행동을 취하거나, 내년 1월부터 산유량을 늘리기로 한 계획을 재평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면서 "만약 이것이 헛된 기대였던 것으로 드러난다면, 유가는 OPEC+ 회의 이후 다시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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