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난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의 둔화를 막아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 -6.8%, 2분기 3.2%에서 완연한 'V'자형 반등세를 보였다.

국가통계국의 류아이화 대변인은 "중국 경제가 반등하는 것은 중국의 성장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회복을 촉진하는 데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이 계속해서 지금 수준의 소비와 생산, 수출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희망 사항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부채 증가 억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침체에서 구해낼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나오는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의 기억 때문이다.

당시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은 전 세계에 흘러들면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이런 전망을 회의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여러 이유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첫번째는 지난 2008년에 비해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훨씬 미온적인 데다 미국 등 주요국처럼 소비자들에게 직접 현금을 나눠주는 것보다 간접적 부양책을 쓰고 있어서다.

중국 정부는 공장의 조업 재개를 지원하거나 기업이나 지방정부에 신용을 풀어주는 정책을 쓰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능력 역시 부채 증가로 제약을 받고 있다.

상반기에 GDP 대비 가계 부채는 55.8%에서 59.7%로 증가한 것으로 중국 사회과학원은 집계했다.

미국의 76%보다는 여전히 크게 낮지만 증가 속도는 중국 정책담당자들을 우려스럽게 할만한 수준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중국이 미국과 유럽, 호주 등과 사상 최악의 갈등국면을 나타내는 것도 중국 수출업체의 호조가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과거 경기 둔화 때 중국은 부동산 시장에 의존해 성장률을 끌어올렸으며 이는 호주와 캐나다 등 원자재 국가의 수요 확대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 정책 담당자들은 지나치게 높은 부동산 가격을 억제하고 있으며 부동산 개발업체의 과도한 차입도 제한하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퀴즈스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 "원자재 시장은 중국의 인프라와 부동산 성장 덕분에 이익을 많이 봤다"면서도 지금은 "2009년이나 2010년만큼 큰 파티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5.3%)에 다소 미치지 못하면서 전문가들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0% 수준으로 낮아졌다.

TS롬바르드의 보주앙 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 판매를 제외하면 중국의 소매판매 상황은 훨씬 더 나빠진다고 지적했다.

3분기에 자동차판매는 2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대비 증가했으나 이는 할인과 정부 정책 완화 덕분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 초 중국이 다지 디레버리징(차입축소)에 나설 수 있고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공조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리강류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6.2%에서 5.8%로 낮췄다.

그는 다만 5.8% 성장률 역시 "여전히 매우 큰 숫자"라면서 중국이 세계 경제의 미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낙관했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5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